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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옷과 친구

 

 

衣不如新하고 人不如故라
의불여신     인불여고

 

옷은 새 옷 만한 게 없고 사람(친구)은 옛 사람만 사람이 없다. 

 

한(漢)나라 때의 악부시인 〈고염가(古艶歌)〉의 한 구절이다. 새 옷을 사준다고 해서 기분 나빠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람들의 그러한 심리 때문에 패션이라는 문화가 발달하게 되었다. 이처럼 옷은 새 옷을 선호하는 데 반해 사람은 옛 사람을 더 소중하게 여겨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랜 친구를 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세상에는 '옛 친구'를 소재로 한 노래도 많고 시도 많다. 그리고, 우리말에는 "조강지처"라는 말도 있고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도 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옛 사람이 대접을 못 받는 경우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성격 차를 이유로 조강지처 버리기를 헌 신발 버리듯 하는 사람도 있고, 남편 내 팽개치기를 쓰레기 버리듯 하는 사람도 있다. 급증하는 이혼율이 그러한 풍조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은 거의 옛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개혁 바람에 편승하여 나이든 사람은 으레 몰아내야 할 사람으로 간주하는 바람에 나이 든 사람들이 점차 발붙일 곳을 잃고, 대부분의 회사에서 40대 임원들이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사람도 옷처럼 새로운 것만 찾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참신한 인물, 물론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묵은 사람을 무조건 홀대해서는 안 된다. 옷도 사람도 새 것만 찾는 다면 머지 않아 세상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조화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할 때이다.

 

衣:옷 의  新:새로울 신   故:옛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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