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은 만큼만 얻을 뿐이다. 사실 그렇다. 누구는 날아도 보고 누구는 뛰어도 보지만 걸은 만큼만 얻으며 사는 게 정석이었다. 결국 가장 평범한 추씨 할머니의 보법 속에 세상의 비밀이 있었던 셈이다'(본문 '추씨 할머니의 백리길' 中)
애틋한 사연과 각박한 세상살이의 편린의 중심에 서있는 사람들…. 그들이 TV를 통해 세상으로 나온 뒷편에는 고통스럽거나 아름다운 이야기를 추적해 글로 담아온 작가들이 있다. KBS 휴먼다큐 '인간극장'의 작가 오정요씨(40)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인간극장'을 맡은지 4년. 그동안 제작한 프로그램도 32편이다. 그의 시선으로 방송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방송과 같은 이름으로 펴낸 'TV인간극장'.(문예당刊)
책에는 칠십 평생 두 발에만 의지해온 추씨 할머니와 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리수의 성적 갈등과 소박한 꿈, 산골소녀 영자의 가슴아픈 사연, 16년만에 귀휴(歸休)에 나선 무기수의 갈등과 귀소 과정 등 6명의 삶이 담겨 있다.
대부분 한국방송작가상과 한국방송대상, 시청자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 등 크고 작은 상을 안겨줬던 수작들의 대본이다. 6mm 카메라에 비친 실제 인물들의 소박한 삶과 방송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뒷이야기들이 화면에서 지면으로 옮겨져 더 진솔하게 전해진다.
전주대 국문과 82학번. 대학시절부터 문예운동의 선봉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했던 오씨는 90년대 초반 전북 지역의 문화운동을 이끌었던 '녹두골'과 '백제마당'의 한복판에 있었던 운동가 출신이다.
전북여성민우회와 전북여성운동연합 창립 당시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전북여성운동의 텃밭을 일구었던 그는 87년 전주KBS 작가로 방송과 인연을 맺으며 방송작가의 삶을 시작했다.
94년 서울로 옮긴 이후 '한국 재발견''사람과 사람들''TV 명인전''인간극장'등에 참여하면서 휴먼 다큐멘터리에 주목했다. 그중에서도 '인간극장'은 "사방천지 분간이 안 되고 어디로 가야될 지 모르던” 그에게 큰 위안을 주었다.
저자가 "삶을 사는 것만큼 큰 용기는 없다는 것을 배웠다”는 인간극장 속 평범한 사람들이 던지는 삶의 울림은 크다. 진정한 용기와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가르쳐주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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