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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법] 운전 후 '상당한 이유' 있으면 음주측정

 

 

 

저는 친구들과 호프집에서 맥주 4병을 마시고 난 후, 차를 몰고 집으로 가던 중 전방 300M 앞에서 경찰관의 음주단속이 있어 황급히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길가에서 서성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부근에 있던 경찰관이 다가와 음주측정을 요구하였으나 저는 차를 운전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음주측정을 거부하였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하나요?

 

 

 

위 사안의 논점은 먼저 운전자가 운전을 마친 후라 하더라도 사후적으로 경찰관이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할 수 있다면 어떤 경우에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경찰관은 교통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의 여부를 측정할 수 있으며 운전자는 이에 응하여야 하고 만일 응하지 않으면 음주측정불응죄로 처벌받게 됩니다(도로교통법 제41조 제2항, 제107조의2 제2호).

 

대법원도 "도로교통법 제107조의2 제2호의 음주측정불응죄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같은 법 제41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인바, 같은 법 제41조 제2항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음주측정 요구 당시의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운전자의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사후의 음주측정에 의하여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음이 명백하지 않는 한 경찰공무원은 당해 운전자에 대하여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있고, 당해 운전자가 이에 불응한 경우에는 같은 법 제107조의2 제2호 소정의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2001. 8. 24. 선고 2000도6026 판결; 1998. 3. 27. 선고 97누20755 판결; 1997. 6. 13. 선고, 96도3069 판결).

 

그런데 문제는 "상당한 이유"에 대한 그 판단기준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어떠한 경우에 음주운전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경우에 해당하는 것인지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는 음주측정 요구 당시 개별 운전자마다 그의 외관·태도·운전 행태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특히 운전자의 운전이 종료한 후에는 운전자의 외관·태도 및 기왕의 운전 행태, 운전자가 마신 술의 종류 및 양, 음주운전의 종료로부터 음주측정의 요구까지의 시간적·장소적 근접성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2001. 8. 24. 선고 2000도6026 판결; 1999. 12. 28. 선고 99도2899).

 

따라서 위 사안의 경우에는 음주측정을 요구한 경찰관이 조사 당시 귀하의 외관, 태도 등에서 취기를 느낄 수 있었고, 귀하가 마신 술의 종류 및 양을 경찰관에게 진술하였다면, 귀하는 음주운전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경우에 해당되어 경찰관의 음주측정에 응했어야 하며 음주측정을 거부하였다면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하게 됩니다.

 

/서거석(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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