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춤과 가락을 통해 우리 것을 찾는 축제, '2003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이 13일 오후 7시30분 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사라져 가는 전통의 정신과 삶이 얹혀진 소중한 문화유산을 발굴,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 사단법인 마당이 해마다 열어온 무대. 이름을 알리지 않고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온 숨은 명인들의 지난한 예술 세계를 통해 전라도 문화의 뿌리와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열 두 번째를 맞는 올해는 그동안 선보였던 춤사위와 가락 중 그 진수를 뽑아 다시 무대에 올리는 '베스트 앵콜 공연'.
올해 초대된 명인은 '민살풀이춤의 대가' 장금도, 남원굿 상쇠 유명철, 순창소리의 맥을 잇고 있는 박복남, 가야금 산조와 병창의 달인 강정열. 여기에 순창 금과 들소리 보존회와 춤패 '연', 도립국악원관현악단 시나위팀 등이 함께 한다.
"올해는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을 정리하는 의미도 있지만 최근 늘어나고 있는 많은 국악공연과는 다른, 이 무대만의 정체성과 독창성을 살리는 자리”라고 소개한 마당의 김승민기획실장은 "고령의 나이 때문에 머지 않아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명인 명창들이 뿜어내는 마지막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삶이 얹힌 춤사위
장금도 명인(75)의 춤은 판소리로 치면 서편제라고 할 수 있다. 한 장단을 잘게 썰어서 몇 개로 겹친 잘고 빠른 사위로 풀어내는 덕분에 여성적인 면모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군산 권번에 들어가 가무를 배운 그는 김백용 김창윤 문하에서 춤을 공부했고, 군산일대를 주름잡던 도금선의 춤을 계승했다.
그는 이날 시나위 반주에 맞춰 흰 수건을 쓰지 않아서 흔히 '민살풀이춤'으로 불리웠던 춤을 선사한다.
-춤과 가락의 신명난 어울림
좌도 농악의 꽹과리 치는 솜씨가 빼어난 유명철 명인(64)은 제자 3명과 함께 호남좌도 상쇠춤을 속으로 빠져든다. 지창근 강태문 기창수 등 당대의 최고 상모를 따라다니며 익힌 그의 신명난 몸짓과 가락이 어우러지는 무대다.
그가 맥을 잇고 있는 남원굿은 전라좌도굿이지만 보통의 마을굿과는 달리 전문인의 굿이라는 점이 특징. 특히 '개꼬리 상모'로 불리는 상쇠의 부들상모 놀이는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서러움 삭이는 소리의 멋
해방이후 맥이 끊긴 순창판소리의 맥을 계승하고 있는 박복남 명창(76)은 유성준 송만갑 이동백 선생에게 수궁가 흥보가 심청가 등을 사사한 소리꾼. 음색이 정아하고 독특해 고성의 기량이 뛰어나며 송만갑 문하에서 배운 흥보가는 상성과 하성이 분명해 마치 신의 소리를 듣는 것과 같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제3회 서울전국명창경연대회에서 판소리부문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그는 판소리 수궁가를 열창한다. 박종호씨가 고수로 나선다.
-제대로 된 소리 찾기 40여 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인 강정열(53)은 성금련 김병호 선생을 사사했고, 서공철 명인 문하에서 산조와 병창, 철금산조를 배웠다.
그가 지금까지 고집스럽게 잡고있는 음악은 고모 강순영으로부터 배운 신관용류 가야금 산조와 한숙구 정남옥 서공철 정달영 명인의 뒤를 잇는 병창의 세계다.
86년부터 지금까지 도립국악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속살이 단단한 가락'을 담은 가야금 산조를 연주한다.
-들에서 걸러진 풍류와 타악, 시나위
지난해 한국민속예술축제 경연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순창 금과 들소리 보존회는 잊혀져 가는 민속 예술의 뿌리인 '들노래'를 선사한다. 60∼70대 노인들이 주축이 되어 사라지고 있는 우리 소리를 계승하고 있는 소중한 자리.
한국무용의 대중화와 창작무용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춤패 '연'과 도립국악원관현악단 시나위팀은 삼고무와 타악, 그리고 시나위 합주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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