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하는 여인은 나라가 망해 가는 한(恨)도 모르는 채, 강 건너에서 오늘도 〈후정화〉노래만 부르고 있네.
商女不知亡國恨하고 隔江猶唱後庭花라
상녀부지망국한 격강유창후정화
당나라 말기의 시인인 두목(杜牧)이 쓴 〈박진회(泊秦淮:진회 항구에 배를 대고)〉시의 끝 두 구절이다. 찬 강물 위에는 물안개가 끼고 강가의 모래톱에는 달빛이 환히 비치는 밤, 시인은?진회'라는 항구의 술집 근처에 배를 대고 배 안에서 하루 밤을 보내게 되었다.
밤이 깊어지자 술과 노래와 몸을 파는 여인들의 간드러진 노래가 취객들의 웃음소리에 섞여 들려온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강 건너에서 들려오는 음탕한 가사의 〈후정화〉라는 노래가 유난히 크고 자지러진다.
안록산의 난을 겪은 후, 당나라는 날로 국운이 기울어 망해가고 있는데 나라가 망하는 것과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듯,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양으로 강 건너에서는 기생들의 노래가 밤새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래 소리를 듣고 있는 시인의 가슴은 저리고 아프다.
지금,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되어 근검절약하면서 나라를 바로 세우기에 힘을 다하여도 기운 나라가 되살아날까 말까 하는데 국민들은 나라가 망해 가는 줄도 모르는 채 그저 향락에 취해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음탕한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이를 어찌 한단 말인가?
이 시에는 두목(杜牧)의 애타는 심정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북한 핵 문제는 풀리지 않고 경제는 어렵기만 한데 밤마다 유흥가의 불빛은 밝기도하고 노래와 영화와 인터넷은 음란과 폭력이 넘쳐나고 있다. 어찌 할거나?
商:장사 상 恨:한 한 隔:건널 격, 사이 격 猶:오히려 유 唱:부를 창 庭:뜰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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