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안긴 역사성과 전주의 토양에서 성장한 산조는 국제적인 음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전주산조예술제 박흥주 예술감독(굿연구소 소장·46)은 산조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풀어내는 '판'의 중심에 서있다.
산조예술제(당시: 전주산조페스티벌)의 첫 출발은 공연자 중심. 이듬해는 지역 주민들과 결합한 축제성격이 짙었다. 세 번째는 공연자와 관객들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질 수 있는 마당. 그리고 지난해는 산조와 전주산조예술제를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알리는데 치중했다.
"4회의 결과를 평가해 시행착오라 판단되거나 부담이 되는 일부 행사들을 가지치기하고, 솎아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행사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각각의 완성도는 여느 해 못지 않습니다. 올해 특징은 철저히 '예술성'이 된 셈입니다”
그는 "다른 장르와의 소통을 통해 산조의 예술성을 깊이 있게 구현해보는 무대가 올해 산조예술제”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관의 지원은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넘기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다보니 재정마련이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행사중심으로 가다보니 내부 역량이 다른 일(재정마련)에 쏠려서 본질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려던 모습에서 비껴간 것도 사실입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전통문화의 가능성을 찾으면서도, 그 한 방법인 교동 주민과의 접점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것도 같은 이유다. 그래서 "이번 예술제를 전환점으로 삼아야겠다”는 그의 선택이 기대된다.
"20년이 지나서야 굿과 굿으로 빚어진 다양한 문화현상들에 대한 이해가 가능했다”는 그는 "산조예술제는 그 생각을 한자리에 모은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예술제의 지향점은 산조를 매개로 한 우리음악의 정체성·시대성·세계성 찾기와 축제문화와 결합된 지역문화운동의 전형 탐색.
"산조예술제는 '전문음악예술제''한옥마을에서의 지역축제''산조의 국제성 찾기'를 지향합니다. 개인적으론 문화운동의 대안을 제시하고 싶은 욕심이나 한국사회의 구체적 실천방향을 엮어보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명인산조''젊은 산조''또랑깡대''거리산조''크로스 오버''산조야' 등 의미 있는 시도가 많았지만, 가장 큰 성과는 '산조'와 즉흥성과 자율성으로 대변되는 '산조정신'을 시민들에게 돌려준 것. 한옥 대청마루나 마당에 멍석을 깔고 달빛을 머금은 채 공연하는 환경이 전국으로 확산시킨 것도 한 성과다. 그러나 그는 산조예술제를 기획하던 5년전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이제서야 그 당시에 나눴던 이야기들을 본격적으로 늘어놓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대중과의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의 가능성을 알았으니, 우리부터 과감하게 변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생산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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