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끝에서 현역에서 은퇴한 이들이 새로운 음악인생을 출발한다. 은빛 실버 연주자들의 금빛 열정과 연주.
60∼75세 아마추어 연주인들로 구성, 창단부터 관심을 모았던 에버그린밴드(단장 황병근)가 창단 공연을 열고 멈춰버린 전북 브라스밴드의 시계를 화려했던 40∼60년대로 다시 돌린다. 15일 오후 5시 30분 갤러리아웨딩타운 3층 컨벤션홀.
지난 7월말 다섯명이 모여 출발해 어느덧 스물 세명 단원이 꾸리는 튼실한 밴드가 됐고, 얼마전에는 새 연습실도 장만했다. 단원들이 하나둘씩 늘어날때마다 눈에 띄게 향상되는 실력 덕분에 에버그린밴드 단원들도 은근히 첫 공연을 기대하고 있다.
단원들은 고등학교와 군악대·경찰악대에서 활동하면서 전북 브라스밴드의 전통을 세웠던 이들이다. 40∼50년만에 잡은 악기가 활동 초반에는 낯설더니 이제 제법 손에 익어 서서히 실력이 드러나고 있다.
"창단공연을 앞두고 옛 생각이 많이 나서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황병근 단장은 "전북 브라스밴드 전성기 때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이들도 힘든 취주악이지만, 에버그린밴드는 1주일에 네번씩 있는 연습을 열정 하나로 거뜬히 이겨내고 있다. 인생을 살아본 넉넉한 마음 탓인지 장애인이나 불우이웃돕기 무대는 먼저 나서고,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린지페스티벌 등 여러 공연에서 10여차례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는 영화 '콰이강의 다리' '길' '모정'주제곡을 비롯해 가요 '눈물젖은 두만강' '그리움은 가슴마다'등 첫 공연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익숙한 곡들로 보답한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천국과 지옥'도 연주한다. 특별출연하는 소프라노 신순옥씨는 맑고 높은 목소리로 에버그린밴드의 첫 출발에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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