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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 마주보기] 전북문화 이슈(上)

 

● 판소리, 세계문화유산 등록

 

‘판소리’(중요무형문화재 제5호)가 지난 11월 유네스코의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Masterpieces of the Oral and Intangible Heritage of Humanity·약칭 세계무형유산)에 선정됐다.

 

한국으로서는 2001년 1차 세계무형유산으로 선정된 국내 중요무형문화재 제56호와 제1호인 종묘제례, 종묘제례악 이후 두 번째다.

 

세계무형문화유산은 유네스코가 소멸위기에 처한 인류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

 

이번 세계무형문화유산 걸작 등록으로 한국의 문화적 역량이 한 단계 높아진 것은 물론, 유네스코가 판소리 보존을 위한 재정지원과 홍보활동 등 보존과 전승사업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판소리의 세계화에 진일보하는 통로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특히 판소리의 본고장이자 전통을 꾸준히 이어온 전북으로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의미가 더욱 크다.

 

전북은 판소리 등재를 기념해 판소리 대축제를 연데 이어 학술적 조명사업과 보존, 세계화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계획, 내년부터는 판소리가 문화산업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 전북작가회의 북녘 문인단체와 교류 물꼬 ‘문학통일 이룬다’

 

문학인들이 민족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나섰다. 지난 8월 안도현 시인은 ‘평화와 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회’ 방북단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 오영재·장혜명·남대현 등 북녘 문학인들에게 ㈔민족문학작가회의 전북지회(회장 김용택)의 ‘통일문학연구사업’ 제안서를 전달했다.

 

남북화해와 협력정신을 민간 교류 차원에서 일구어내겠다는 실천 의지가 담긴 소중한 시도. 제안서는 북의 문학인단체인 조선작가동맹과 백석·이근영 등 월북 작가와 북한작가들의 삶과 문학세계를 함께 연구하는 것을 비롯해 민간교류를 활성화하는 문학사업들을 공동으로 벌이자는 내용이 담겨있다.

 

안시인의 방문 이후 최형·정양·정동철 시인과 소설가 이병천·정도상씨 등이 9월과 10월 방북, 북한의 문인들과 교류를 나눴다. 특히 정양 시인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가깝고도 먼 북녘’이라는 제목으로 사진과 글을 연재, 또다른 화제를 모았다.

 

● 지역문화계 지각변동, 전북민예총 창립

 

문화가 그 자체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움직이는 중요한 영역으로 부상한 문화분권시대. 전북 문화예술인 조직이 양대 산맥을 이뤘다. 변화하는 문화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해 나갈 문화예술인 주체가 필요하다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지난 9월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회장 최동현·이하 전북 민예총)가 깃발을 올린 것. 진보적인 문화대안세력으로 주목받았던 전북문화개혁회의가 출범 3년만인 지난 7월 발전적 해체를 결정하면서 새로운 문화예술인 조직체에 대한 논의는 급진전됐다.

 

창립에 뜻을 모은 이들은 문학·미술·음악·연극·영상·사진·무용·서예·문화기획·풍물 등 10개 분과, 1백83명. 흩어져 있던 예술인들이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힘을 합쳐 활동하게 된 것 뿐 아니라 창작인들의 결속과 조직적 지원, 지역 문화정책 결정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어 전북민예총 창립은 적잖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출범 1백일이 지나도록 회원 결합이나 위상을 드높일 구체적인 활동들이 눈에 띄지 않아 출범 초기에 제기된 몇 가지 우려들이 현실로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물론 기대를 놓기엔 아직 이르다.

 

● 토론문화 정착, 문화컨텐츠 개발 주목

 

‘문화상품 찾기’가 지역발전을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떠올랐다. 문화가 산업 영역으로 부상하면서 소리·음식·영상·한지·한방 등 지역 문화의 유·무형적 자산과 역사의 정통성, 도시의 특산물과 이미지를 활용한 축제 등 ‘문화상품’으로 연결해 관광·산업적 부가가치 창출로 이으려는 시도들이 뜨거웠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문화콘텐츠 개발’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던져놓으며 지역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다양한 담론들이 쏟아져 나왔다.

 

문화컨텐츠 개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모으려는 지역인들의 노력도 돋보였다. ㈔마당의 수요포럼이나 전북발전시민포럼, ㈔지역발전연구소, 전라문화연구소 등이 세미나 등을 기획, 색다른 제안으로 이어졌다. 전주세계소리축제·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전주국제영화제 등 문화행사들도 자체 세미나를 기획, 논의를 확장했다. 특히 지난 5월 ‘전라북도·전주시 문화 컨텐츠 개발, 무엇이 가능한가’를 주제로 열린 마당의 수요포럼은 실질적인 문화산업 기반 구축을 위한 다양한 제안이 이어져 논의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국악경연대회 구조조정, 우후죽순 국악인 발굴 빨간불

 

‘대통령상’을 사수하라. 올해 초 ‘국악·민속 경연대회가 난립, 폐해를 양산한다’는 지적에 전통예술경연대회가 구조조정되면서 ‘대통령상’을 유지하려는 각 대회의 노력이 필사적이었다. 문화관광부는 2월 전통예술경연대회 대통령상을 28개에서 8개로 대폭 축소했다. 이에 따라 도내 전통예술경연대회 중 대통령상이 지원되는 대회는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춘향국악대전 등 판소리 부문 2개 대회. 도내 국악계는 ‘전북의 판소리 특성화를 위해 판소리대회 뿐 아니라 고수대회를 집중 지원해 시너지효과를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재심의를 요구했다. 전국고수대회를 주최하는 전북국악협회(회장 김학곤) 역시 ‘위상이 떨어진 상태로 대회를 치를 수 없다’며 대회를 무기한 연기, 8월 ‘1981년부터 개최된 역사와 전통성을 고려 대통령상을 유지한다’고 발표하자 11월 때늦은 대회를 치렀다. 전문가들은 상이 주는 외형적 위상보다 대회의 내실을 다져 권위를 높여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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