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시 한옥마을 민간위탁 진통
전주시가 교동·풍남동 부근의 한옥마을에 건립한 전주전통문화센터·전주한옥생활체험관·전통술박물관·전주공예품전시관 등의 문화시설들은 전주를 문화관광도시로 끌어올릴 야심에 찬 프로젝트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민간위탁 2년째였던 올해, 전주시와 수탁자 사이에 민간 위탁에 대한 해석과 운영 방향을 놓고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진통을 겪었다. 특히 전주전통문화센터를 운영하던 전주우진문화재단은 전주시와 ‘재단전입금 문제’로 논란을 빚어 위탁 15개월만에 중도하차했고, 시는 다시 공모를 통해 1년 2개월의 잔여 수탁자로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을 선정했다.
위탁자와 수탁자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면서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제정은 물론, 위·수탁자 사이의 책임과 권한을 정확히 규정하는 구체적인 규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여론이 부각되었다.
● 3회 맞은 소리축제 재신임을 묻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전주세계소리축제. 기획력 미흡과 완성도 낮은 무대, 준비 소홀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개막작 ‘백제물길-천음야화’의 실패는 축제 초반부터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10월 강현욱 도지사의 세계소리축제 ‘원점에서 재검토’ 발언 이후 소리축제는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게 됐다. 토론 자리마다 소리축제는 주요화두였으며, 도의회에서도 소리축제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추궁, 획기적인 재검토를 촉구하는 의견들이 주를 이뤘다.
“효율성이 없다면 축소 조정해 내실화하거나 전문단체에 아웃소싱 또는 아예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대부분 소리축제의 가능성과 지속성에는 공감했다. ‘독립된 법인체임에도 실질적인 집행과 운영 책임을 자치단체에 의존하고있는 조직위원회 독립’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지적됐다. 판소리에 뿌리를 둔 태생적 특성을 고려해 공연예술 축제로서의 성격에 무게를 두고 대중성을 확보해내는 노력을 곁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 자치단체 문화행정 전문성 갖추기
문화행정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주목할만한 이슈는 자치단체의 문화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 전북도의 '지방 공무원 임용령의 문화관광 직렬신설 건의'와 '계약직 전문공무원 채용 추진'은 그 대표적인 예다.
도 문화관광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직렬 신설 건의와 계약직 전문공무원 채용 계획은 자치단체 스스로 문화행정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기틀마련에 나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도는 올해 행자부에 '문화관광 직렬 신설'을 건의하는 한편, 자체적으로도 예술진흥, 영상산업, 관광홍보 등의 부문에 '나'급(6급 상당)의 계약직 전문공무원 채용을 추진했다. 도는 현재 문화관광직렬 신설을 행자부에 건의해놓은 상황.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지만 문광부 등 관련 부서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화관광 전문직 채용은 연내 시행은 어렵지만 내년에는 전문직 신설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문화의집·문화원, 전문화를 향한 개혁바람
전문인력투입과 민간위탁 활성화로 전문화와 대중화의 새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방문화원와 문화의집에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컸다.
‘전문성 강화, 문화적 경쟁력 제고, 지역 문화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강조하며 운영 중심체인 사무국장을 젊은 문화전문인력으로 교체하기 위해 시행한 ‘지방문화원 사무국장 채용’을 통해 전북은 14개 시·군 문화원 중 6곳의 사무국장이 신규 임용됐다. 그러나 일부 문화원의 경우는 공모 지침을 어기고 3∼4일만에 접수를 마치는 등 소극적인 업무추진을 보여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민간 경영자를 통해 전문성을 높여가고 있는 문화의집은 지역 주민들의 참여열기가 갈수록 높아져 주민에게 가장 가까운 문화공간이라는 취지를 어느 정도 살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전주시는 1996년 설립된 진북문화의집에 이어 삼천문화의집, 우아문화의집, 아중문화의집, 인후문화의집을 뒤이어 개관, 전국 어느 도시보다 문화의집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제기된 문화의집 운영주체 논란은 여전히 이어졌고,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도 해결되지 못한 과제로 남았다.
●전주에서 '조선화폐' 주조, 역사적 위상 주목
올해초 고전연구가인 한영달씨(65, 고화수집가)에 의해 확인된 전주의 새로운 역사는 지역의 문화적 전통을 다시 보게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주에서 '조선화폐'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전주의 역사적 위상과 도시적 기능에 새로운 관심이 모아진 것. 그동안 조선시대 지방에서도 주전소를 두어 화폐를 주조하게 했다는 기록(조선왕조 실록)은 있었지만 전라감영이 있던 전주에서 동전이 주조되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었다. 한씨가 전주에서 주조된 화폐로 공개한 것은 조선통보와 상평통보의 9종. 형태별로는 92종이나 된다.
전주에서 주조된 동전이 오늘에까지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은 전주를 비롯한 전라도 일원의 물산이 풍부했고, 그만큼 경제적 활동이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증거. 연구자들은 조선왕조의 중심지로서의 전주를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하는 새로운 자료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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