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황토 밭이랑에 너풀거리는 여인의 머리수건 마냥 살랑이는 맛도 있어야 하지만, 추사체(秋史體)의 힘차고 굳건한 맛도 있어야 제 소리'라는 진도아리랑. 3대를 잇고있는 소리꾼 이근녀·강송대·강은주씨가 아무나 부를 수는 있지만 아무나 잘 부를 수 없는 진도아리랑을 남도 정서가 물씬 풍기는 성음으로 풀어냈다.
신나라레코드가 발매한 '진도아리랑'. 아리랑의 생명력과 깊은 속맛이 살아있는 진도아리랑 60여수가 담겨있다.
올해로 아흔살이 된 이씨는 20여년전 일제시대 아리랑 복각 CD 발매기념으로 열었던 '팔도아리랑'공연 때보다 기력이 많이 약해졌지만, 듣는이를 제압하는 힘있는 성음은 그대로다. 이씨가 녹음과정에서 말한 진도아리랑의 뿌리에 대한 증언도 큰 소득이다. 이씨가 열다섯무렵 진도출신의 대금 명인 박종기씨가 진도아리랑을 처음 만들었다는 것. 진도아리랑의 독특한 후렴구 '아리랑 응- 응- 응- 아라리가 났네'는 대금 가락 특유의 냄새를 풍겨 설득력을 얻는다.
이씨 소리의 생생한 대를 잇고있는 장녀 강송대씨와 증손녀 강은주씨. 상청이 좋고 성음에 한이 배어있는 강송대씨는 2001년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34호 남도잡가 부문 예능보유자로 지정됐고, 강은주씨는 '짠짠하게 걸어 넘기는 목 구성이 예쁘다'는 평을 받고있는 젊은 소리꾼이다.
오랫동안 진도 연행공간에서 함께 해온 김오현(장고) 정해완(대금) 서영호(아쟁)씨가 반주자로 참여해, 창자의 성음과 목구성을 그대로 살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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