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선물이라도 해야 허전한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은 한 해의 끝자락. 안도현 시인이 지난 봄부터 '러브레터'라는 이름으로 독자들에게 띄운 편지(인터넷 조선닷컴)를 책으로 엮은 '100일 동안 쓴 러브레터'(태동출판사 펴냄)가 나왔다. 선물하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에게 '탁월한 선택'인 산문집이다.
백석·천상병·이성복·황지우·은희경·네루다·브레히트 등 국내·외 작가들의 글과 민요·대중가요에서 사랑에 관한 핑크빛 문장들을 골라내 해석과 아포리즘을 붙인 짧은 단편들로 채워졌다.
'보고자퍼서죽껏다씨펄'이란 시어가 먼저 떠오르는 정양 시인의 시 '토막말'에 시인은 "얼마나 보고 싶고 그리웠으면 바닷가 모래밭에다 띄어쓰기도 없이 맞춤법도 없이 체면도 없이 이렇게 마음을 쏟아놓게 되었을까”하며 "그리움이란 이렇듯 늘 대책 없는 것인가 보다”고 소개했고, 가수 양희은의 노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부르며 "쓸쓸함도 때론 힘이 된다”고 말한다. 또 '앞산 딱따구리는 없는 구멍도 뚫는데/우리 집 멍텅구리는 뚫린 구멍도 못 찾네'라며 밭고랑을 메던 아낙의 민요가락을 흥얼거리며 "이 여인이 누구였을까?”라고 능청도 부린다. 시인이 밑줄 쳐가며 읽은 문장과 흥얼거리던 노래들을 훔쳐보는 재미에 시인이 전하는 짤막하고 명쾌한 전언들을 맛보는 즐거움만으로도 독자들은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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