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전주시는 전국 지자체 처음으로 '문예창작활동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문예창작활동지원사업은 전주시가 작가들의 작품집 일정 부수를 직접 구입하여 공공도서관에 배포하는 등 문예진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대개 단체나 사업중심으로 문예활동을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발간된 작품집 등을 구입해줌으로써 열악한 현실의 출판사와 작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게 한 사업이기도 하다. 작가들이 크게 반가워하고 기대감마저 갖게 되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2002년 11월 제3회까지 진행되는 동안 이 지원사업에는 모두 30명의 문인 작품집이 선정된 바 있다. 1년에 6점씩 3년동안 미술작품 18점이 문예창작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웬일인지 2003년 11월 이미 시행되었어야 할 제4회 문예창작활동지원사업은 여지껏 감감 무소식이다. 지난 봄에 열린 제3회 전주국제영화제 예산이 시의회에서 삭감되어 문화예술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바 있는데, 그 여파인지 알아보니 그 때문은 아니다.
문예창작활동지원사업의 '무단결석'은 개별예산 편성이 아니라 과별 풀예산제가 되어 빚어진 일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필자로선 얼른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또한 상반기중 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라지만, 그 역시 지난해의 무단결석에 대한 정답은 아니다.
/장세진(문학평론가)
전주시의 예술인을 위한 예산지원은 '문예창작활동지원사업'과 '전주시예술상시상' 등 두가지 뿐이다. 예술인 개인을 위한 지원사업이 전무한 전라북도보다는 낫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이 두 개중 하나를 중단해버린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유감스럽다.
이러저런 지원사업중에서 유독 문예창작활동지원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것은 예술인들을 경시하는 관료적 의식때문이 아닌가 묻고 싶다. 그것이 아니라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식으로 문예창작활동지원사업에 대한 절실한 자부심이 결여되어서일 것이다.
2002년까지 시행된 문학상중에서도 지난 해 갑자기 중단된 상이 없는건 아니지만, 그것은 독지가(개인)가 주는 상이다. 요컨대 개인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인 전주시가 예술인, 나아가 시민과 굳게 한 공약을 학생이 무단결석하듯 아무런 설명이나 특별한 이유없이 깨선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 6월초 지방에선 최초로 전북메세나협회(회장 차종선)가 창립된 바 있다. 차종선 회장은 "협의회 창립을 계기로 기금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 도내 문화예술계의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SK 그룹은 2백억원 규모의 메세나 재단을 조만간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메세나 재단 설립을 계기로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활동을 펼치겠다 " 라고 말했다.
그렇듯 이윤추구가 목적인 기업도 '춥고 배고픈' 예술을 살리고, 예술인의 자부심과 사기를 북돋기 위해 나서고 있는데, 전주시는 계속하던 지원사업조차 펑크를 내니 예술인을 대표하여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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