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좌우도의 가락과 사라져가는 당골네의 구성진 가락을 무대에서 만난다. 올해부터 새로운 변신을 기대하게 하는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갑도) 한벽극장의 기획무대다. 변신은 전시기획으로도 이어진다. 단순 휴식공간이던 한벽극장 로비가 전시장으로 탈바꿈해 전통문화센터는 공연과 전시를 고루 갖춘 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전주전통문화센터 새 수탁단체인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이승규)이 지난 13일, 다양한 레퍼토리의 국악공연과 체험·전시행사를 통해 전통문화 중심 역할을 앞세운 올해 사업 계획을 밝혔다.
눈에 띄는 기획은 한벽극장을 호남 농악의 중심지인 전주의 특성을 살려 우도농악과 좌도농악을 아우르는 풍물공연장으로 특화시킨다는 것. 농악의 명인을 초청해 개인놀이 중심의 명인전을 개최, 전주의 대표적인 소리문화로 풍물을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매 달 1회 기획공연을 올릴 ‘당골의 예술 혼’은 발상부터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다. 당골집이나 마을 어귀에서 판을 열던 당골들을 불러내 실내 무대에 세운다.
센터의 명물이었던 ‘해설이 있는 판소리’는 매주 화요일로 고정, 젊은 소리꾼을 주축으로 창작판소리를 포함한 다양한 소리판이 연출된다. 판소리의 다양성과 미래를 여는 ‘해설이 있는 젊은 판소리’다. 대신 매주 금요일 ‘판소리 명창의 무대’를 신설, 출연자를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와 도예능보유자 및 지역 대표 명창으로 한정해 공연의 수준을 높인다.
한벽예술단은 상설공연인 ‘전통예술여행’의 공연 횟수를 줄이고, 고정 레퍼토리와 창작품을 지역 축제와 기업체 행사에 적극 판매해 문화상품화 한다.
전시행사를 강화한 것도 예전 운영하던 체제와 차별되는 기획이다. 지난 정월대보름 기간에 선보였던 ‘닥종이인형 전시’를 시작으로 ‘한지공예의 어제와 오늘’ ‘자연 색깔 물들이기’ ‘단오부채 전시’ ‘문방사우 특별전’ ‘한국 자수전’ ‘짚풀공예 전시’ 등 연중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단순 휴식공간에 머물던 한벽극장 로비를 전통문화 전시장으로 변모시킨다.
단오·한가위 등 기존 운영됐던 세시절 행사와 ‘예절교실’ ‘외국인 전통문화 체험’ 등 전통예술문화 체험행사는 소폭 수정됐지만, 시민의 열린 문화공간으로서의 구체적인 역할을 제시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오전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며, 지역단체들과 연계해 장애아 등 소외계층의 문화프로그램 체험 기회도 늘린다. 특별한 프로그램은 교육대·사범대생을 대상으로 한 예비교사 전통문화강좌. 단가·민속놀이·한지공예·전통음식 등 3개월 과정으로 연 2회 운영한다.
또 전주한옥마을 내 문화시설과 전북산림환경연구소 등과 함께 전통문화벨트를 만들어 협력프로그램을 적극 이끌 계획이다.
[인터뷰]전주전통문화센터, 김갑도관장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전통문화예술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더 늦은 울타리의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연말, 새 위탁자로 선정된 이후 내부적인 어려움을 단단히 치러야 했던 김갑도 관장(42)은 이제 센터를 전주의 문화적 자산으로 이미지를 브랜드화하고, 시민과 함께 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특화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소개했다.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지리적 여건과 개관 초창기인 시기적 여건을 고려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그는 수탁단체인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그동안 쌓아온 모든 장르의 현장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전주의 전통문화자산이 빛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사업을 전개해나가겠다는 구상.
이 모든 일의 중심은 역시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지난 연말 기존 위탁단체인 우진문화재단으로부터 고용승계를 거친 32명을 포함해 36명의 직원을 새롭게 구성, 지난 1월 기획관리실과 문화사업팀·전통음식팀·시설관리팀 등 운영체계를 1실 3팀의 실질적인 조직체로 새롭게 재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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