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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자막 시연·현대어 개작 판소리 시연회

지난해 5월 영문 자막 판소리 시연회에서 소리하고 있는 김연 명창. ([email protected])

 

한자어로 이뤄진 판소리 옛 사설을 쉬운 우리말로 들을 수 있는 판소리 감상회가 열린다.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 판소리연구단이 마련한 '판소리 영문자막 시연 및 현대어 개작 판소리 시연회'(5일 오후 7시 전주전통문화센터 경업당).

 

전라문화연구소(소장 이정덕)가 2002년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기초학문 육성지원사업으로 지원받아 진행하고 있는 '판소리 사설의 채록 정리 주석 번역 및 실용화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의 두 번째 보고회다.

 

현대어 사설 판소리를 부를 소리꾼은 김연 명창(도립국악원 판소리부 교수). 김연수 바디 흥보가 중 '흥보 박타는 대목'을 발표한다.

 

사설 개작에 참여한 전라문화연구소 장미영연구원은 "흥보가 돈타령 중 '생살지권을 가진 돈'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돈'으로 바꾼 것처럼 한시·고사성어·한자어를 글자 수에 유의해 현대어로 바꿨고, 박타는 대목에서 '석숭이를 부러허며 도주공을 내가 부러헐그나'를 '정주영이 부러울까 이병철이 부러울까' 식으로 바꿔 시대에 따라 쉽게 바꿔 부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 명창은 "기존 사설과 전혀 다른 느낌을 줘서 우선은 어색한 것이 사실이지만, 일상어이기 때문에 자꾸 부르고 들을수록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나이드신 명창)선생님들 앞에서 불러봤는데 바뀐 사설에 대한 염려가 크셨다”며 판소리 사설의 현대어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음을 밝혔다.

 

이날 발표회에는 전북대·전주대·우석대 언어교육원 외국인 영어강사 등 도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들과 판소리 연구가들이 초대된다. 유네스코에 문화유산 지정을 위해 제출됐던 '외국인을 위한 판소리 안내 동영상'이 상영되며, 박봉술 바디 적벽가 중 '군사 설움 대목'을 젊은 소리꾼 장문희씨(도립국악원 창극단)가 부르는 시간도 마련된다. 장씨는 원본 사설에 의거해 소리를 하고 스크린에는 영문자막이 나갈 예정이다. 두 소리꾼의 소리 시연이 끝나면 영문 자막과 현대어 개작 사설에 대한 참석자들의 토론이 진행된다.

 

이번 연구는 최동현 교수(군산대 국문과)와 유종국(전북과학대) 허민(남아프리카 공화국·전북대 객원) 이태영 정석권(전북대) 오석형(군산대) 교수가 책임연구원으로, 유종국(정인대) 조셉 볼 교수(전북대)가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실질적인 작업은 전라문화연구소 최혜진(주석달기) 장미영·윤영옥(현대어 개작) 유승·박승배(영문번역) 연구원이 진행했다.

 

올해 7월 마무리되는 이 연구는 틀린 곳이 많은 판소리 사설을 바로 잡고 주석을 다는 '판소리 사설의 정리, 교주'와 판소리를 소설처럼 읽기 쉽게 독서본을 만드는 '대중화와 현대화', 외국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사설을 영어로 번역하는 '영문번역', 이 같은 성과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실용화 시스템' 개발 등이 주요 내용이다. 연구단은 지난해 5월 판소리 영문자막을 통해 판소리의 효과와 실효성을 가늠한 '영문 자막이 있는 판소리 시연회'를 통해 우리의 자랑스런 민족문화유산인 '판소리'의 세계화에 첫 걸음을 뗐었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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