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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고창청보리밭축제

제1회 청보리밭축제가 열리는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은 20만평의 보리밭이 펼쳐진 별천지이다.../사진 조재길씨 제공 ([email protected])

 

온통 푸른 빛의 축제. 겨우내 들판의 눈보라를 몸으로 안으며 인고의 세월을 견딘 청보리들이 봄햇살을 구가하며 대지를 파노라마처럼 파랗게 물들여 간다.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고창읍에서 무장면을 거쳐 청보리밭축제장 안내판을 따라 봄빛 완연한 구불구불한 들판 길을 달리다 보면 별천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봄 햇살에 끝간데 없이 이어지는 저 보리밭은 아주 먼 옛날 가슴속에서마저 들판을 잃어버린 도회지 사람들을 스스럼없이 품에 안는다.

 

아름다운 농촌경관을 테마로 한 관광자원 개발이란 기획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펼쳐지는 '제1회 고창청보리밭축제'. 무려 20만평의 보리밭이 펼쳐진 학원농장 일대는 이전부터 알음알음으로 알려진 명소이다. 봄이면 청보리가 대지를 파랗게 뒤덮고, 가을이면 메밀꽃이 하얗게 물들이는 곳. 이곳이 모든이에게 개방되었다.

 

축제는 지난 4일부터 시작되었지만, 본행사는 18일에 열린다. 자연을 소재로 한 청보리밭 축제는 행사기간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 청보리가 누렇게 익을 때까지 아무 때나 달려가면 툭 떠진 대지가 언제나 반긴다. 명목상 축제 기간은 5월 16일까지이다.

 

축제 첫날부터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하루 평균 방문객이 휴일의 경우 1만명을 넘나들어 축제위원회가 교통정리를 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보리밭 사잇길에 들어서며 동심에 빠져들게 된다. 흥에 겨우면 보릿대 하나 뽑아 보리피리를 불어봄직도 하다.

 

도시생활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사람들에겐 가시적인 행사를 기대하기 마련. 주최측은 이들을 위해 아담한 체험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보리품종전시회, 보리음식먹기 체험, 분재야생화 전시회, 농특산품 판매전, 추억의 보리방앗간, 보리제품전시회 등이 행사장 주변서 이어진다.

 

축제장 잔디광장에선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사> 해오름예술창작원은 이달 18일과 25일, 내달 2일과 9일 창작무용 '흙'을 선보인다. 호남우도 고창농악도 흥을 더한다. 고창농악전수관은 무용단과 일정을 맞춰 한바탕 놀이판을 벌인다.

 

또 고창신문사 주관 '청보리밭 사진공모전'과 초등학생 백일장 및 사생대회도 열린다.

 

축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을거리. 주최측은 청보리밭 축제란 이미지에 맞춰 향토음식을 준비했다. 차림상은 보리밥·보리개떡·흑두부·주꾸미·국수 등. 대부분 축제장의 음식값이 시중가보다 비싼게 상례지만, 청보리밭 축제는 이같은 부조리를 과감히 깨뜨렸다. 축제위원회는 "축제장 음식값을 시중가보다 낮게 받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도회지 사람들. 이들은 길섶 여기저기에 널린 야생화를 덤으로 찾아내고, 잃었던 자연을 되찾는다.

 

김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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