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전주경기전과 태조로에서 열린 제1회 8·15통일예술제가 14일 경기전에 마련된 각종 전시물을 철거하면서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동학에서 통일로’를 슬로건으로 한 이번 예술제는 전북 문화계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전북민예총(회장 최동현)이 처음 마련한 대규모 행사인데다, 9개 분과 회원들이 고르게 참여한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행사장 곳곳은 사진·서예·미술 분과 회원들의 대형사진과 깃발, 만장, 설치작품들이 전시됐고, 7일부터 13일까지 매일 오후 경기전 특설무대에서 풍물·연극·음악·무용·문학·영상 분과 회원들이 풍물과 행위예술, 국악공연, 시낭송, 영화상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풍성한 릴레이 무대를 연출했다.
특히 개막식에서 낭송된 ‘전북문화예술선언’은 지역문화분권이 시대의 화두가 된 요즘 지역의 문화와 예술의 발전은 지역에 기반을 둔 문화예술인들의 창조적인 문화활동에 있고, 지역문화예술의 주인은 지역 주민임을 다시 한번 인식시키며 지역문화예술의 중요성을 되새긴 계기였다. 지난 6월 전주한옥마을 일대에서 전국 4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을 초청해 연 문화정책대토론회 ‘참여정부 지역문화정책과 문화중심도시’(전북민예총·한국문화정책연구소 주최)의 연장선에 있는 이번 권리선언은 전북민예총이 지역문화의 철학과 비전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타당성과 가치를 점검한 것으로도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당초 예정됐던 ‘길거리 문화강좌’가 예고 없이 취소되거나 당일 진행될 프로그램을 관계자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등 진행상 크고 작은 문제들을 노출시켜 아쉬움을 줬다. 특히 지난 10일 행사가 시작할 무렵 내린 소나기로 하루 행사가 모두 취소된 일 등은 큰 오점으로 남았다. 또 12일 전북통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마련한 민족통일대회는 떠들썩한 풍물 굿판으로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지만, 풍물굿에 참가하는 이들의 수가 당초 예고와 달라 취재진 등을 당혹스럽게 했다. 홍보부족 등으로 행사기간 내내 객석은 한옥마을 일부 주민과 노인층에 그쳐 전북민예총을 알리겠다는 취지도 무색했다.
이번 행사의 공식명칭을 둘러싼 해프닝도 지적된다. 전북도에 ‘8·15통일예술제’로 사업신청을 한 전북민예총은 지난 7월 내부 회의를 거쳐 ‘2004전북민족예술제’로 행사명을 바꿨지만, 전북도와 보조금 문제로 마찰을 일으켜 다시 ‘8·15통일예술제’로 바뀌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8·15통일예술제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직접 시민들의 곁에 다가선 의미 있는 문화행사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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