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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가을 숲

 

태어나서 한 번만 죽는 건 아니야

 

그 때의 난 이미 죽었어

 

가을 숲 속에서 나무들은 말하지

 

지난 봄 뻐꾸기가 떠난 후

 

가뭄 끝에 다시 가뭄 끝에

 

우리들의 바지 속에 수북이 떨어진 잎들을.

 

사랑도 오직 하나만은 아니야

 

넌 또 사랑에 빠졌어

 

가을 숲 뒤에서 짐승들은 수근대지

 

이젠 벗은 가슴 위로 떨어지는 단풍에게

 

또 한 번 죽어가는 가을의 숲에게.

 

/이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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