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 땅위엔 ‘슬픈 목가’가 울려퍼지고 하루 내내 일손들을 놓았습니다.’
1974년 7월 6일, 문단은 큰 시인을 잃었다. 그러나 한국시의 자연서정과 현실참여하는 이원적 경험을 실천해 온 시인의 혼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기억되고 있다.
지난달 석정문학제를 열었던 신석정시인 30주기 추모문학제전위원회가 선배문인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으로 추모문집을 빚어냈다.
황금찬 시인의 ‘동상 앞에서’를 권두시로 한 이 문집은 제1부 추모시와 제2부 대표시 평설, 제3부 연구 논문, 제4부 석정 시인 회억, 제5부 부록(작고 당시 추모기사와 신석정 연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대바람소리’와 ‘산의 서곡(序曲)’ 같은 시인의 낮은 음성이 들려온다.
허소라·김남곤 제전위원장은 ‘석정시는 인간이 자연을 통해 보편적으로 소유하려는 미적 이상향을 추구하는 낙원지향(樂園志向)의 자아와, 일제 식민치하에서부터 끊임없이 정반합(正反合)의 반복적 파도 속에 다져온 시대양심의 구현체로서의 자아와의 갈등과 통합의 문법으로 이루어져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현실의 내부 깊이 파들어가서 새로운 현실을 구성하는 데 시의 의의를 둔 석정의 시세계는 대표시 평설과 연구 논문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신동욱 연세대 명예교수의 ‘신석정 시에 관한 소견-목가와 시대의식’과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의 ‘목가적 세계와 母性에의 回歸’를 비롯해 이성교 허소라 이건청 정양 오하근 임명진 양병호 강희안 김신영씨의 연구 논문을 수록했다.
국어교과서를 통해 변치않는 시심을 전하고 있는 석정의 흔적들은 시인의 고택과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 시집과 유품들로 그 온기가 전해진다. 특히 제4부 석정 시인 회억은 제자 오홍근씨(민주당 대변인)의 회고처럼 ‘큰 바위 얼굴’ 같은 넉넉하면서도 심지있는 석정의 인품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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