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대나무가 곧게 뻗은 전시장. 바람 소리, 새 소리가 머물다 가는 평상 위에는 안락한 휴식이 있다. 자연이, 그리고 생명이 전시장 안으로 들어온다.
15일부터 3월 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관에서 열리는 환경전 ‘숨전(展)-쇠 흙 불 물 나무’. 주제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전시물의 반복적 형식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공모한 창작지원 우수기획에 선정된 이번 전시는 ‘숨’이란 단어 속에 인간과 자연, 환경의 소통을 온전하게 담아낸다.
대나무숲이 조성된 1층 1실은 스물세명 작가들의 생각을 하나로 이어내는 공동작업 공간. 쇠, 흙, 불, 물, 나무 등 다섯가지 테마로 구성된 나머지 전시실은 4∼5명의 작가들이 참여, 모든 생명체가 자연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음을 친환경적인 재료로 표현한다.
참여작가는 김삼렬 박부연 이경태 이일순 한숙(쇠·金) 심홍재 송상민 최영문 김성헌(흙·土) 정하영 임승한 진창윤 최춘근 김성호(불·火) 전량기 고보연 김기원 조헌(물·水) 임택준 곽승호 김윤숙 김영란 김정우씨(나무·木). 흙을 상자에 바르고 나무를 엮어 만든 둥지, 허공에 매달아 놓은 소박하고 편안한 의미의 나무의자, 물 속에서 자라나는 감자와 양파, 기원과 생성, 소멸을 뜻하는 불 등 작가들은 다섯가지 테마로 환경의 생명력을 알리고 소통을 말한다.
임택준씨는 “이번 전시는 설치가 활성화되지 못한 지역에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대규모 설치작품전”이라며 “대중들이 설치미술에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작가들이 눈높이를 낮춰 다양한 기획들을 엮어 내겠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3시 전시실에서 작가와 관람객 간의 거리를 좁히는 ‘작가와의 대화’도 연다. 이날 미술평론가 손청문씨는 ‘다원주의 시대의 설치미술과 환경’을 주제로 발표하고, 양승호 전북대 교수는 환경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한다.
작가들이 만든 소품으로 여는 벼룩시장 형태의 아트숍과 전시를 준비해 온 두 달여의 시간을 담은 영상물도 이번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 소원을 적어 불에 태워보거나 사진을 찍어 소원탑을 쌓는 등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획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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