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인간들’ ‘이젠 내게 눈물은 없다…’ ‘내겐 조금도 너그럽지 않던…’
서양화가 김용수씨(28)가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고 있는 첫 개인전 ‘융합(融合)의 서곡(序曲)’은 나무의 음성을 인간에게 전한다.
“선운사에 있는 한 나무는 사람들이 나무 위에 올라가 사진을 너무 많이 찍는 바람에 죽게 됐지요. 그러나 죽은 나무에게 인간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쓰라린 상처에 시멘트를 채워주는 것 뿐이었습니다.”
사람의 시각에서 보는 나무가 아닌, 스스로 나무가 되길 선택한 김씨는 사람에게 몸짓을 하고 노래를 들려준다.
모래와 시멘트, 고무 보드를 개어서 화면을 칠하고 그 위에 호스, 나무껍질, 스피커, 반도체 칩, 전선 등 다양한 오브제들로 나무의 형태들을 만들었다. 새벽 안개를 상징하는 화면과 인위적인 것을 상징하는 것들로 만들어진 나무. 그는 생명을 잃은 하찮은 물건들에서 새로운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발견해 냈다.
“작품을 보고 전시장을 나가는 관람객들이 ‘춥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인간의 감정을 따뜻한 것으로 본다면 상대적으로 죽은 나무의 감정은 차가운 이미지로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평면과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식을 결합한 그는 오픈식에서 배경음악을 직접 작곡하고 고무 호스들을 머리에 연결시켜 자신이 선운사의 죽은 나무가 되는 퍼포먼스로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앞으로 여섯차례에 걸쳐 인간과 자연이 합쳐진다는 의미를 담아 ‘융합’을 주제로 작업할 계획이라는 김씨는 서울 출신. 미술 그룹 ‘투사와 포착’‘쿼터’‘세일’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음달 개막하는 서울아트페어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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