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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민영화제] '완전' 자리잡고 '반전' 이뤄냈다

후불제 등 독특한 기획 눈길...애니 출품작 적어 아쉬움

2005전주시민영화제 '완전+반전!'은 2138명의 관객이 참여하는 등 안정적으로 치러졌다. ([email protected])

‘완전’이 시민영화제의 안정이라면, ‘반전’은 독립영화의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새로운 시도였다.

 

2005전주시민영화제 ‘완전+반전!’이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6일 폐막됐다.

 

‘지역’과 ‘독립’의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온고을 섹션에서 시상하는 ‘대상 JCFF Spirit’는 함경록씨의 ‘가스 요제피나-혹은 쥐의 일족’이 차지했다.

 

영화제 사무국은 올해 영화제에 2138명의 관객이 다녀갔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보다 일정이 하루 늘어났지만 보다 안정된 구도 속에서 영화제가 치러졌으며, 프로그램의 내실화와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된 관객층, 독립영화와 시민과의 소통을 위한 집행위의 기획력 등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조시돈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는 지역에서 영화가 생산될 수 있도록 자극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며 “전북이 독립영화로 특화되고 영화 콘텐츠를 가질 수 있도록 시민영화제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상영작 편수는 경쟁부문 온고을 섹션에서 20편, 비경쟁부문 프로포즈 섹션에서 38편 등 총 58편. 상영작 편수를 줄여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비중을 뒀다.

 

한국 독립영화계에서 장편영화의 약진을 주목, 지난해 한 편이었던 장편영화 상영을 다섯편으로 확대하고 장편독립영화 감독들과의 대화, 지역영화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 구조를 만든 세미나 등은 독립영화의 흐름을 반영한 기획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민영화제의 정체성을 담고있는 온고을 섹션 출품작들이 수준의 편차가 크고, 수상권에 든 작품의 감독들이 대부분 그동안의 영화제를 통해 알려진 이들이어서 지역의 신인감독 발굴이 중요한 과제로 주어졌다. 전북지역의 사건과 이슈를 담아내는 다큐멘터리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장르는 출품작이 적어 수상작을 내지 못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조영각 심사위원장(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독립영화에 대한 전주 지역의 수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독립영화로서 새로운 시도가 부족하고 기존 영화를 따라가려는 성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전주시민영화제만의 성격이 드러나는 기획들이 많아 특히 눈길을 끌었다.

 

후불제 방식을 도입한 ‘완전+반전!’ 섹션은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대안적 기능을 해냈으며, 60대 이상의 관객들을 위해 무주, 순창, 전주 지역 등으로 찾아가는 행사를 벌인 ‘희노애락 구애전’은 젊은 층의 문화적 소구로만 생각됐던 영화의 소비층을 다양한 세대로 넓히려는 의미있는 시도였다.

 

지난해 2600여명에 비해 관객 수는 줄었지만, ‘송환’과 같은 화제작이 없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각 섹션마다 고른 관객 분포도 독립영화의 저변 확대 측면에서 소득이었다.

 

집행위 인건비와 상금의 현실화는 올해도 이뤄내지 못해 재정의 어려움을 반영했다. 올해 예산규모는 8천여만원. 도에서 3천만원을 지원받았지만, 시민영화제의 근간인 시민들의 후원금이 줄어든 것은 아쉬움이다.

 

올해 영화제를 통해 시민영화제가 규모나 운영이 완전히 자리잡게 되면서 영화제의 목적을 다시한번 새겨봐야 할 시기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벤트성 행사나 연례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닌, 독립영화에 대한 담론을 만들고 지역에서 영화가 생산될 수 있도록 창작활동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고민할 때다.

 

성장한 외연과 함께 영화제가 간직하고 있는 순수성이 퇴색되지는 않았는지, 시민영화제가 항상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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