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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상영관 3곳 영화배급 독점

향토극장 수급력 한계로 휴·폐업 위기

대형 영화관의 진출로 단관을 유지했던 기존 향토 극장들이 멀티플렉스로 변신을 시도하고 고객 서비스를 늘리는 출혈 경쟁에 이어 배급 문제로 또다시 위기를 맞게됐다.

 

CJ의 CGV, 오리온의 메가박스, 롯데의 롯데시네마 등 ‘빅3’의 영화산업 독점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부작용이 지역 극장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화의 제작과 투자, 배급, 상영관 등을 함께 갖추고 있는 대기업 3사의 경쟁이 한국 영화산업의 독점체제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지역 극장들이 배급로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롯데시네마가 자체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3월 전주 극장가 시장점유율은 26일 현재 38.8%. CGV전주 17.3%, 프리머스 17.2%, 메가박스 14%, CGV송천 13% 등이 그 뒤를 잇고있다.

 

이들 대기업들은 영화제작에 많은 투자를 하거나 배급사가 제작회사를 계열사로 두는 ‘인 하우스’ 제도 등을 도입해 영화산업 전반을 장악하고 있어 영화 시장에서 독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랐다.

 

최근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체인 확장에 나선 군산이나 CGV가 들어선 익산지역의 향토 극장들도 위기를 맞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대기업에서 배급하는 영화가 계열 극장체인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스크린과 상영일수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은 극장에 내걸린 영화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메이저상영관은 투자배급 시장에 진출해 있는 모회사의 질 높은 작품을 공급받기 때문에 관객들이 몰리는 화제작이나 블록버스터 등을 비교적 쉽게 차지할 수 있다.

 

중소 제작사의 상영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지역의 향토 극장들이 배급 통로를 확보하지 못해 프린트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주시네마가 최근 흥행작이었던 ‘말아톤’을 유치하지 못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 메이저사의 필름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온 전주시네마측은 고육책으로 외화 상영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전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아카데미아트홀의 경우는 상영관을 1개관으로 줄여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전향을 서두르고 있다.

 

6월 개관을 앞두고 있는 코앞 영화관의 경우 일찌감치 프린트 수급력의 한계를 인식, CGV와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대기업들과의 위탁 경영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이저사의 과도한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코앞은 직영을 결정, 극장들의 단일 브랜드 연합인 씨너스와 영화 배급과 공동 마케팅 부문에서 계약을 맺었다. 코앞 영화관 관리팀 관계자는 “한국영화가 붐을 일으키고 있는 요즘, 흥행하는 작품이 곧 관객 수로 연결되기 때문에 배급의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씨너스와의 계약을 통해 필름 수급 문제에서 한시름 놓게됐다”고 말했다.

 

신생 멀티플렉스 개관으로 또다시 불어올 스크린 전쟁에 필름 수급의 어려움까지 겹쳐지면서 지역의 극장문화를 일으켜온 향토 극장들이 휴폐업까지 이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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