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쁜 시간이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온통 축제 세상으로 물든 전주. 매년 이 맘때쯤 늘상 전해지는 소식이지만, 축제를 만들어가는 여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화려한 축제, 그 이면에는 희망과 보람 그리고 애환이 교차한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성황리에 막을 올리고, 전주풍남제, 전주종이문화축제,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등을 앞둔 일찌감치부터 전주시 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기획단은 비상이 걸렸다.
야간 초과근무는 일상이 됐고, 자정을 넘겨 새벽 1∼2시에 귀가하는 것은 예사다. 축제를 전담하고 있는 부서는 전통문화지원과. 축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지난 1월, 조직 개편으로 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기획단 단장에 부임한 조운기 국장과 정태현 전통문화지원과장 그리고 전통문화기획계(박재열 채득석 신명애), 문화정책계(조희숙 김수호 김성옥), 문화행사계(이성원 양유진 이진규) 등 10명 직원들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자칭(?) 축제에 올인한 12인방이다.
문화팀은 공무원들 사이에서조차 3D 기피부서(문화·교통·청소)로 통할 만큼 격무에 시달리는 곳. 게다가 축제를 불과 3개월 앞두고 이뤄진 인사이동으로 전통지원과 직원 11명 중 8명이 신출내기다. 그래서 더욱 어려움도 많았고, 서로를 의지해야했던 탓에 든든한 힘이 되기도 했다.
‘일단은 저질러라, 뒷감당은 내가 맡는다’. 축제의 수장인 조운기 단장의 지론 때문에 직원들은 지칠 줄 모르고, 앞만 달려왔다.
“전주 4대축제를 치러내기에는 역부족했던 인력과 시간 문제는 야간 근무로 해결했죠. 때론 지치고 힘들기도 했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축제를 준비해왔습니다.”
정태현 전통문화지원과장은 오히려 새로운 팀 구성으로 예전 관행에서 벗어난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속출, 알찬 축제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맡은 업무는 각기 다르지만, 언제나 다른 업무까지 도맡아 할 수 있는 전천후 시스템을 갖춘 점이 특징.
부족한 인력과 시간으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지만, 유휴 인력을 풀가동하는 이같은 체제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데 톡톡히 효과를 봤다.
전통문화지원과가 정의한 축제의 3요소는 ‘날씨’, ‘관객’, ‘의전’. 문화팀 총괄 업무를 맡으면서도 매일 기상청에 전화를 걸어 날씨를 확인하는 업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조희숙 문화정책팀장은 “날씨만 좋아라”, 간절히 빌고 있다.
전통문화지원과 식구들은 다소 삭막하게 들릴 줄은 몰라도 ‘공무원은 잘 해야 본전’이라는 말을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 계획대로만 행사가 진행되길 더 없이 바라는 소박한 심정에서다. 시민들을 위한 축제만들기에 가족까지 포기한 사람들. 가족과 함께하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보람을 찾으면서도 늘 뒷전이 되어버린 가족들에게는 항상 미안함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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