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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전주국제영화제] "세계의 다양성 아우른 작지만 큰 영화제 감동"

전주찾은 튀니지 나세르 감독과 모로코 영화원 모하메드 부원장

나세르 감독(왼쪽), 모하메드 바크림 부원장 ([email protected])

이슬람 신비주의와 독특한 아랍문화를 보여주는 <사막의 방랑자들> 의 나세르 케미르 감독과 모하메드 바크림 모로코영화원 부원장이 마그렙 지역의 영화를 이해시키기 위해 전주영화제를 찾았다. 3일 오후 5시 메가박스 8관에서 열린 시네마 클래스 ‘마그렙 영화와 아랍 문화의 이해’를 앞두고 만난 두 명의 영화인들은 전주영화제에 대한 인상부터 꺼내놓았다.

 

“전주영화제는 독립적이면서도 미학적으로 많은 탐구를 하는 용감한 영화제인 것 같습니다. 작지만, 세계의 다양한 지역을 다루는 내용으로는 큰 영화제입니다.”

 

모든 것이 표준화되어 가는 시대, 전주가 우리가 처해있는 많은 현실을 진실되게 비추고 있는 것같다는 이들은 전주영화제의 젊은 관객층과 열정적인 자원봉사자들을 보고 영화시장만이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튀니지는 관객도 없고 영화산업도 체계적이지 못해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내가 영화를 하는 이유는 모든 인류 문명이 병들어 있는 오늘날 문명을 전진시키고 미래를 볼 수 있는 역할을 영화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통해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화하고 싶어하는 케미르 감독은 영화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많은 기대를 내보였다. “튀니지의 젊은이들은 마음을 열어놓고 살지만, 때로는 정부가 때로는 영화시장이 자꾸만 억누르려고 한다”는 그는 “내 영화가 닫혀진 세계와 열린 세계를 연결하는 하나의 다리가 되고 그래서 세계가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0년대까지 1년에 4∼5편에 그쳤던 영화들이 최근에는 10∼15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제작 후원금을 기반으로 모로코 영화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죠.”

 

바크림 부원장은 작품성의 깊고 낮음에 상관 없이 지속성과 가시성, 다양성으로 오늘의 모코로 영화를 설명했다. 그는 “부흥과 쇠퇴를 반복해 온 모로코 영화가 정권이 바뀐 90년대 후반 부터 여성과 인권, 이민과 과거에 대한 기억 등 오랫동안 금지됐던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케미르 감독이 전한 최근 튀니지의 영화시스템 사정은 모로코에 비해 어두웠다.

 

“튀니지 정부는 1966년 아랍지역에서 처음으로 카르타그국제영화제를 만들고 감독들 역시 많은 노력을 했었죠. 그러나 지금은 영화보다는 지나치게 정보화에만 집착하고 있지요.”

 

케미르 감독은 “정부는 커뮤니케이션 원하고 있지만, 기술적인 정보화를 통해 얻는 커뮤니케이션은 영혼이 없는 세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1년에 2∼3편 정도가 제작될 정도로 침체됐지만, 여전히 자국의 존재성과 정체성을 담고있는 튀니지 영화와 정부의 지원을 업고 비로소 국내외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모로코 영화는 전주영화제의 또하나의 새로운 발견이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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