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가 급속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큰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 중 하나가 가정 붕괴 현상이다. 가정 불화로 인한 이혼가정이 해마다 급증하는 등 가정윤리 실종에 따른 가족 해체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가 아무리 각박해지고 메말라도 그 소중함이 변치 않는 게 가족이다. 실패를 해도 사회로부터 따돌림을 당해도 언제나 마음 편하게 돌아갈 수 있는 곳. 한번쯤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5월 가정의 달이다. 출판계에도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의 진정성을 주제로 한 책들이 풍성하다.
△사랑합니다 내게 하나뿐인 당신(김수환 외 12명 지음/ 옹기장이)
‘어머니의 엄한 교육이 추기경을 만들었고, 아버지의 인자함이 장관을 낳았다’.
김수환 추기경, 소설가 한승원, 최윤 서강대 불어불문과 교수, 연극인 손숙, 극작가 이윤택, 무용가 홍신자, 화가 김점선, 목판화가 이철수, 고 장욱진 화백의 맏딸 장경수, 방송인 이홍렬, 통일부장관 정동영, 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 주철환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등. 13명의 인사가 부모님께 전하는 사랑의 고백을 모은 산문집이다. 장욱진 화백의 따뜻하고 정겨운 그림과 어우러진 이 책에서 저자들은 코흘리개 유년시절의 아이가 되기도 하고, 사춘기 소년 소녀 그리고 20대 청춘남녀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푼 아버지와 어머니를 회상하고, 못다한 사랑과 고마움을 풀어놓는다.
△불량가족, 희망여행을 떠나다(대니얼 글릭 지음/ 세종서적)
가족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위기에 처한 가정을 다시 세우기 위해 세상 속으로 떠난 한 남자와 두 아이들의 150일 간의 여행기. 마흔 다섯살에 상상치도 못한 이혼을 당하고 형이 암으로 사망하는 사건을 겪은 가장은 아이들과 희망을 찾아 세계 생태여행을 떠난다. 지구 곳곳에서 위기에 처한 희귀동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들은 잃어버렸던 대화를 되찾고, 아내와 엄마를 이해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아빠의 따뜻한 시선 속에 아름다운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서로에게 뻔뻔스럽다 싶을 정도로 천연덕스럽고 솔직한 모습, 똑같은 상황을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 아빠의 기록과 아이들의 일기장을 대조해 보는 것은 유쾌하기까지 하다.
△모녀지정(김선미 지음/ 북라인)
가족 중에서도 엄마와 딸 사이에는 사랑과 원망과 연민이 뒤범벅된 미묘한 감정선이 있다. 둘은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깨진다. 그러나 복잡한 애증으로 얽혀 있다 하더라도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은 근본적으로 애틋하다.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조한혜정과 딸 전주원, 연극배우 박정자와 딸 이연수, 사진작가 조선희와 어머니 정봉선 등 20인의 어머니와 딸의 인터뷰를 통해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한 어머니의 딸로서,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의미가 각각의 삶에서 어떻게 체험되고 소통되는지를 담아낸 책이다.
이 시대의 어머니와 딸이 빚어내는 다채로운 무늬를 급진적인 페미니즘도, 진부한 가족주의의 잣대도 내밀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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