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 / 정세균 열린우리당 대표 "나를 바로 서게한 '평범한 속 위대함'"
세상을 만들어가는 정치 일선에서 뛰는 정치인들은 어떻게 세상의 흐름을 따라 잡을까.
“책은 그 시대의 역사입니다. 시대의 반영이지요. 세상의 흐름을 읽으려면 책을 읽어야하는데 정작 정치를 하면서 책을 읽지 못하고 있어요.”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에게 ‘책’은 세상을 바로 보게 하는 통로다. 그만큼 독서량이 많은 정대표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 책들은 적지 않다. 어느 것 하나 꼽기 어려울 정도로 그가 읽은 모든 책은 삶의 스승이었다.
‘한권만 꼽는다면’에 어렵게 내세운 책은 ‘백범일지’. 고려대 총학생회장 시절 만난 이 책은 그가 ‘신념을 갖고 반유신독재 민주화운동에 나설 수 있게’하는 버팀목이 되었다.
“백범은 주권을 빼앗긴 조국 현실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분명하게 깨닫고 실천했습니다. 그 믿음 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간 족적이 이 책 전편에 담겨 있지요.”
이 책은 정대표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평범함 속에 위대함이 있고, 재주보다도 인간적인 선의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이 책은 그가 실의에 빠질때 신념이 흔들릴때 다시 바로 서게하는 힘이 된다.
가장 평범한 인물이 가장 평범한 양심의 소리에 따라 들려주는 위대함의 실체. 늘 민의에 귀기울이는 정대표의 가치관도 이 책으로부터 온 것은 아닌가.
'바이칼, 한민족의...' /김명곤 국립극장장 "조화와 사랑, 그것의 실천 일깨워
“요즈음 어떤 책읽으시나요?” 잠깐 정적. “원래 난독이어서, 이 책 저책 돌아가며 읽고 있어요.”
그는 워낙 바쁘다. 국립극장의 나날이 달라지는 변신을 위해, 다양한 문화정책의 자문을 위해, 고향 전주의 전통문화중심도시로의 성장을 위해 그는 하루도 여유없이 지낸다. 그래서 책도 이 책 저책 굳이 정해놓지 않고 마음 가는대로 읽는다.
예술로 민주화를 일궈온 김명곤 국립극장장의 독서편력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중에서도 그가 관심을 놓지 않고 있는 부분은 우리사회의 현실적 과제를 짚어내고 치유하는 것.
“사회는 다양한 입장과 의견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갈등을 조화시켜 합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안정도가 좌우된다고 생각해요.”
그는 ‘바이칼, 한민족의 시원을 찾아서’에서 책의 저자가 무당과 나눈 대화의 한부분을 소개했다.
“당신의 삶의 목표는 무엇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훌륭한, 혹은 좋은 샤먼이란 함께 살아가는 민족을 위해 뭔가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는 샤먼의 말이 예술가의 예술정신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화합과 상생의 광대정신을 그리워하는 그가 ‘진정한 광대정신의 회복’을 바라며 권하는 책은 ‘바이칼, 한민족의 시원을 찾아서’다.
'공성의 피안길' / 방봉혁 군산지청 부장검사 "'부정하는 정신'...삶의 목표 세워"
검사의 직업상 다방면에 걸친 지식이 따라야 한다. 그래서 많은 검사들이 ‘잡학’에 능하다. 특수통인 전주지검 군산지청 방봉혁 부장검사의 관심분야는 여기에 서화와 풍수까지 더해진다.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에다 책읽기를 통해서 나름대로‘식견’을 갖고 있다.
청년시절 만화와 무협지 읽기를 좋아한 그가 법조인의 생명인 ‘정의’를 만화책에서 배운 것 아니냐는 생각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만화와 무협지가 검사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좀 엉뚱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그는 자신의 인생에 미친 책 한 권을 ‘공성(空性)의 피안길’(부제 경허스님 평전)이라고 했다. 전주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대학을 서울에서 다니던 80년대, 군사정권의 암울한 상황에서 20대 청년은 진리에 대한 목마름에 방황했다.
그때 대학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것이 경허스님이다. 전주 출신의 경허스님에 관해 이흥우 시인이 쓴 이책은 경허의 수행과정이 생생히 그려져 있다. 방검사는 절망속에서 철저한 수행과 상식을 파괴하는 기행, 그속에서 느껴지는 통쾌함과 진리의 빛을 봤다. 너무나도 큰 충격과 감동에 일주일간 3번을 정독하며 새로운 정신세계에 곁눈질하게 됐다는 것.
주인공의 역행을 통해 ‘일체를 부정(否定)하는 정신’을 배우고, 사물의 다양성과 상대성을 인식했다. 스스로 좋아하는 점과 싫어하는 점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되기를 삶의 목표로 삼았고, 지금도 그 목표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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