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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전문직 지방의회 진출하라

지방자치를 한지가 10년이 지났다.어떤 좋은 제도라도 초창기에는 시행착오를 거듭하기 마련이다.토론문화에 익숙치 않고 유교문화가 안고 있는 경직성 그리고 민선자치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빚었다.풀뿌리 민주주의라 일컫는 민선자치는 사회적 성숙도가 낮아 비용만 과다하게 지불한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일부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은 이권 개입에 연루돼 사법처리를 받았는가 하면 걸핏하면 선진국 사례를 견학해야 한다는 구실로 외유를 일삼아 빈축을 샀다.

 

임기 4년동안 평생 가보지도 못한 외국 여행을 실컷 즐기는 경우가 허다했다.투자유치다 자매결연도시와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해서 아니면 선진지견학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외유를 거듭했다.짜여진 일정은 마치 연수를 하는 것처럼 해놓고 실제로는 관광이 전부였으니까 말이다.이 때마다 혈세를 낭비한다는 언론의 따가운 질책도 받았지만 막무가내였다.

 

의원 외유때마다 집행부는 몸살을 앓아야 했다.집행부는 단체장부터 밋보이지 않기 위해 장도비라도 챙겨 주는 것이 일상화 될 정도였다.횟수가 거듭되면서 장도비는 악의 씨앗처럼 부담거리였다.물론 초창기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관행처럼 남아 있다.가관인 건 의원이랍시고 수행한 공무원들을 마치 종부리듯 했고 쇼핑 때마다 짐꾼으로 만들었다.귀국후 연수 보고서는 형식적으로 쓰는게 관례가 되다시피했고 남는 건 기념촬영 사진이 전부였다.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이 실종되는 경우도 있었다.기초나 광역의원의 권한이 큰 만큼 집행부는 항상 이들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자연히 인사 청탁은 이들의 단골 메뉴가 되다시피했다.자기 사람 심기서부터 직 간접으로 인사권자에게 유 무형의 압력을 넣어 때로는 인사가 공성성을 상실한채 춤췄다.표로 의원이 된 마당에 의원들 자신들은 항상 지역구 애경사 관리에 신경 쓴다.

 

다음 선거를 의식해서 보험금처럼 애경사 챙기는 건 의정활동의 중요한 몫이 되었다.현재까지는 지방의원이 무보수 명예직으로 돼 있어 회의 참석때마다 일비와 수당을 받는게 고작이다.일정한 소득없이 의정활동을 하기란 어렵다.검은 유혹에 빠져 들 수 밖에 없다.자신도 먹고 살아야 하고 지역구 관리도 해야 하므로 의회에서 받는 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의원들은 움직이면 돈이라고 한다.

 

문제는 의원들이 검은 고리에 빠져들지 않도록 선거 과정서 유권자들이 의원을 잘 뽑으면 된다.내년 지방의원부터 유급화가 된다.유급화에 대한 찬반 양론이 엇갈려 있지만 일단 유급화 하기로 한 건 잘한 일이다.초창기 때부터 자질시비에 휘말려 온 의원들을 유급화를 계기로 퇴출시키면 된다.명예와 사업 방패를 위해 이권 챙기기로 전락한 의원들을 생활자치 틀속으로 올인시키기 위해선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거 지방의회로 진출하면 해결될 수 있다.

 

광역의원은 연간 7천만원 기초의원은 6천만원을 준다고 하니 전문직 종사자들의 문호가 열린 셈이다.시대변화에 따라 지방의회도 변해야 산다.이익 집단의 다양한 요구와 주 5일제 확대 실시로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의회 역할의 변화가 요구된다.행정의 전문화에 따라 의회 구성원도 전문화를 꾀해야 한다.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의사 약사 건축사 언론인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거 의회로 진출해야 민생자치는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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