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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전북을 힘들게 하는 것들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새만금사업은 전북의 상징사업이다. 새만금사업이 하나의 종교처럼 돼 버렸다. 도민들은 언제부턴가 새만금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식이 되었다. 예산철마다 도내 국회의원들이 새만금 관련 예산 챙기기에 혈안이다. 새만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높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전북은 새만금 사업 때문에 적지 않게 손해를 보고 있다. 다른 예산 확보가 순탄치 않기 때문이다. 타 지역 국회의원들은 예산국회만 열리면 이 사업을 한바탕 흔들어 놓는다.

 

다들 음흉한 속셈이 있다. 전북 의원들은 행여 새만금관련 예산이 삭감될까봐 벙어리 냉가슴 앓듯 다른 지역 의원들의 눈치를 살핀다. 새만금사업 관련 예산은 항상 벼랑끝까지 내몰려 겨우 요구한 액수만 통과된다. 다른 지역 의원들이 전북의원들의 급소를 훤히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판까지 새만금 관련 예산을 갖고 노는 것이다.

 

새만금사업이 전북의 미래를 견인할 사업임에는 틀림 없다. 그러나 밖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고 있다.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업임에도 자신들의 지역구가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간과하고 있다. 특히 정권적 이해가 없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정치적 결단으로 시작된 사업이 결국 정치적 이해가 없다는 이유로 관심권 밖으로 내몰린다면 그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중앙 정치권과 국회의원들은 누가 뭐래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 한나라당은 솔직히 전북에 관심이 없다. 전북 유권자들이 대선이나 총선 때나 한나라당에 표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 때 정운천 한나라당 지사 후보가 18.2%의 표를 얻었어도 별로다. 중요한 것은 MB가 한 자릿수 밖에 표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MB는 전북에 정치적 부담이 별로 없다. 그 당시 전북 사람들이 두 자릿수 표를 주었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요즘 LH 본사 유치를 놓고 도민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분기탱천하고 있다. 부안 방폐장 사태 때 보다 더 많은 플래카드가 나부낀다. 조용했던 전북에 격랑이 일고 있다. 급기야 전주시청 앞에 1만여 도민들이 모여 총궐기했다. 그러나 중앙의 기류는 아직 크게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김황식 총리, 이재오 특임장관,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답변한 내용도 원론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상당수 타 지역 국회의원들이 전북에 묘한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에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19년에 걸쳐 외곽 방조제 막은 것 말고 뭣이 있는가. 지금 각 지역별로 대규모 지역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여수 엑스포도 3년만에 2조원 들어가고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도 6년만에 1조9000억원을 들여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바깥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는데도 정부나 정치권에서는 마치 전북에만 뭔가를 베풀어 준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분명 잘못이다. 이 같은 연장 선상에서 LH본사 유치 문제를 보는 것 아닌가해서 걱정이다. 전북은 정부의 뜻대로 분산 배치안을 낸 죄 밖에 없다. 전북이 처음부터 분산 배치안을 낸 게 아니고 국토해양부에서 종용한 것이다. 지금 전북과 경남 두 지역이 총성 없는 경쟁을 벌이는 것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양 지역 국회의원들 앞에서 입맛에 맞는 유리한 말만 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결론은 MB가 정치적으로 LH 문제를 접근하지 말고 지역 낙후도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서 결론 지어야 한다. 무엇이 국가이익에 더 부합하는지를 헤아려야 할 것이다. 역사에 공정한 대통령이었다는 평가를 얻기 바란다.

 

/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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