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의 H씨는 시댁의 결혼반대로 혼인신고를 하지 못한 채 동거를 하다가 아들을 낳은 직후 남자와 헤어졌다. 남자는 아이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다고 했고, H씨는 아이를 친정호적에 자신의 성을 따라 입적시켰다. 남자는 H씨와 헤어지고 얼마 되지 않아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 H씨는 아이만을 위해 열심히 살았다. 남자로부터 양육비도 한푼 받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남자로부터 아이를 돌려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결혼한 아내와의 사이에 아이가 없고 이제는 자신의 아이를 찾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는 이유였다. H씨가 펄쩍 뛰자 남자는 “네가 반대해도 아이는 내 호적에 오를 수 있고 내 마음대로 데려올 수 있다. 이미 변호사와도 상의했으니 조용히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현행법상 어머니의 호적에 올리고 어머니의 성을 따르던 혼인 외의 자를 아버지가 인지하게 되면 아버지의 호적으로 옮겨지고 성도 아버지 성을 따라야 한다. 친권자, 양육자 지정청구를 통해 H씨가 아이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이 되더라도 아이의 성이 아이 아빠의 성으로 바뀌고 호적이 옮겨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그러나 2008년 1월 호주제 페지 개정민법이 시행되면 부모의 협의에 의하여 아이의 종전의 성과 본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인지하기 전의 성과 본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미혼모가 자녀를 키우다가 친아버지의 인지신고로 자녀의 호적이 옮겨지고 성이 바뀌던 불합리함을 제거한 것이다.
/구남숙(한국가정법률상담소 전주지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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