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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맛&멋] 맛있는 이야기 - 박영자 향토요리연구소 소장

"고춧가루와 겨자를 넣고 콩나물 무치면 새콤달콤"

30년 넘게 요리를 만들며 ‘전주요리학원’으로 더 잘 알려진 박영자씨(71). 지난해 학원을 정리하고 ‘박영자 향토요리연구소’ 소장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향토요리라고 하면 우리 요리가 다 들어가잖아요. 할머니때부터 집에서 해오던 것이 바로 향토요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입에 익어서”라며 그가 꺼내놓은 음식은 콩나물 잡채. 모든 집 밥상에 오르는 콩나물 무침도, 당면이 들어간 잡채도 아닌, 콩나물 잡채의 정체가 궁금하다.

 

“지금은 한정식집이나 가야 볼 수 있을 정도로 낯선 음식이 됐지만, 우리 집에서는 할머니때부터 계속 해먹던 것입니다. 콩나물과 함께 무, 미나리, 당근, 배, 다시마를 채로 썰어서 고운 고춧가루와 겨자를 넣고 무쳐내면 새콤달콤하니 맛있어요.”

 

콩나물은 물에 불려 데친 다시마와 함께 요리하면 다시마의 향 덕분에 더 맛있다. 그는 “콩나물 잡채는 많은 양을 해야 제 맛이 나는 요리”라며 “집안 제사나 명절 때 주로 만들어 먹는다”고 말했다.

 

“평생 내가 해서 먹일 것 아닌데 꼭 내 식으로 할 필요가 있나요. 맛은 최종으로 내가 보지만, 이젠 집에서는 내 손으로 요리 안해요. 대신 입으로 하죠.”

 

그는 “어머니, 뭐가 제일 맛있으세요”하고 묻는 며느리에게 “맛 없는 걸 물어 보라”고 말한다. 그는 “음식은 먹는 사람에 따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들하고 넣는 것은 똑같아요. 다만 간 맞출 때 조심하지요. 김치 담글 때 중요한 것은 우선 배추를 잘 사는 것입니다. 고지대에서 생산된 배추가 당도가 있어요. 그 다음은 소금절이를 잘 해야하고 젓갈을 맛있는 것을 써야죠.”

 

그는 “겨울 김장은 양념을 많이 할 필요 없이 기본적인 것만 하면 된다”며 “그래야 숙성이 됐을 때 칼칼하고 맛있다”고 말했다.

 

“전라도 김치는 황석어나 조기, 갈치, 준치처럼 흰살 생선으로 만든 젓갈을 씁니다. 검은살 생선은 기름이 있어서 담백한 맛이 없거든요. 또 다른 지방보다 짭짤하고 매콤하게 담기 때문에 익으면 감칠맛이 나고 개운해요.”

 

19일부터 27일까지 오후 1시 30분 한옥마을에에 가면 ‘전라도 김치 담그기 시연’에 나선 박소장을 만날 수 있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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