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래 법무사(70)의 사무실 책상은 요즘 법원에 제출할 서류 대신 편지로 가득하다. 사단법인 질서문화연구회를 만들어 매년 편지모음집을 펴낸 그가 올해로 8번째 책 발간을 준비하면서다.
“인성 교육에 편지만큼 좋은 방법도 없을 것입니다. 예절과 질서를 가르치는 사업의 일환으로 편지 모음집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조 이사장은 우체통이 배고플 정도로 사회 전반적으로 편지쓰기와 멀어지는 것이 안타깝단다.
“아이들은 교과과정에 편지쓰기 시간이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어른들에게 편지는 향수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가 질서문화연구회를 통해 벌여온 주요 사업이 ‘사랑의 편지 보내기 운동’. 매년 일정 기한을 정해 편지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그 결실을 편지모음집으로 발간했다. 부모와 자녀간, 스승과 제자간, 부모와 스승간, 친구간 편지를 주고 받게 하고, 학교 등의 추천을 받아 우수 작품들을 뽑아 책에 수록해온 것.
“우수 작품에 대해 시상을 하면 훨씬 좋은 편지들이 답지할 것이라고 하지만, 어디 편지에 우열이 있겠습니까. 마음 속에 우러나는 글이어야 진짜 편지입니다.”
그는 체코의 카텔 차페크가 쓴 ‘우체부 아저씨 이야기’를 예로 들며, 진실과 사랑이 담긴 것이 편지에서가장 강한 ‘에이스’라고 했다.
실제 연구회에 보내온 아이들 편지의 경우 진솔한 이야기가 많단다. 초등학생들의 이성 친구 관계, 외아들의 형제 갖고 싶어하기, 부모의 다툼에 대한 생각, 여러 학원에 다녀야 하는 심정 등을 담은 글을 통해 아이들 세계를 이해하게 된단다.
연구회에서 만든 책은 전주시내 전체 초등학교에 보낸다. 친구들과 부모님, 선생님들의 글을 읽으며 더불어 사는 모습을 생각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연구회의 활동에 자극을 받아 학교 자체적으로 편지모음집을 내게 한 것도 부수적 효과다.
경제적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어려운 친지에게 위로의 편지를 쓸 것을 그는 권한다. 그 스스로도 가장 최근에 쓴 편지가 고교 동창인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에 보낸 편지다. 직접 전화하기 힘든 여건이기도 했지만,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편지가 위로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그는 또 올 고교 50주년 기념사업을 위해 동기생들에게 ‘호소의 편지’로 효과를 보기도 했다. 모교에 기념석을 세우기 위해 십시일반 하자는 그의 편지에 100명이 넘는 동창들이 화답했다.
편지쓰는 순간 만큼은 아주 순수해지며, 순수함이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확인시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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