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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전교조가 만능일 수는 없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APEC기간중 자제했던 교원평가제 반대 투쟁을 오늘(23일)이후 재개하겠다고 공언한만큼 또다시 나라안이 시끄럽게 생겼다. 전교조 소속 교원들의 시위를 한 두번 본것도 아니고 그들이 전체 교단을 대표하는것도 아닌데 굳이 ‘나라 안이 시끄럽다’는 표현이 옳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생님들이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듣기에 과격한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을 보는것도 이제 신물이 날 때가 됐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참 교육’을 실현하는 방법이 반드시 연가투쟁과 같은 극단적인 수단으로만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는 교원평가제가 교육을 황폐화 시킨다는 전교조의 주장은 납득이 안된다. 교육부가 이번에 시범 실시하겠다는 초중고교 교원평가제는 대학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실시돼오고 있는 제도다. 대학교수들의 각 고의 노력으로 대학교육의 질이 향상됐으면 됐지 평가제 때문에 대학이 황폐화 됐다는 얘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미국이나 영국 독일같은 선진국들은 진즉부터 교원평가를 해오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들은 ‘참 교육’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교원들을 달달 볶아 대기만 했다는 말인가? 그래서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교단을 황폐화 시켰으면서도 용케도 오늘날 선진화와 국부(國富)를 쌓아 올렸다는 말인가? 도대체가 이해하기 힘든 논거다.

 

백번 양보해서 전교조의 주장이 옳다고 치자. 열악한 교육환경, 과다한 잡무, 생활지도의 어려움등은 말할 것도 없고 기왕에 근무평정을 받고 있는 교원들에게 또다른 족쇄를 채우는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귀담아 듣기도 하자. 그렇다면 교육의 다른 당사자인 학생이나 학부모 시민사회의 전폭적인 지지가 뒤따라야 할것 아닌가. 선생님들이 그런 제도 없어도 내 아이 잘 가르치고 성적 쏙쏙 올라간다면, 그래서 번듯하게 잘 자라만 준다면 그보다 다행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인성이니 덕성이니 자기 개발능력이니 하는 모든 교육목표가 달성된다는데 무엇이 아쉽겠는가.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의 공교육 시스템으로는 학부모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증명된 바다. 다름없다. 학교대신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추세가 그런 흐름중 하나라는 사실도 부인할수 없을 것이다. 물론 교단에 선 일선교사들에게 교육의 파행책임을 모두 묻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나름대로 소신과 실력을 갖추고 사명감있게 그세 교육에 매진하는 교사들이 훨씬 많다. 그래서 공교육의 위기라는 사회적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육현장은 여전히 튼튼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전교조는 비단 교원평가제뿐 아니라 오지랖 넓게도 사회 여러 현안에 대해서도 참견을 많이 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본업인 선생님들이 방폐장이니 새만금사업이니 미군철수 문제에, 심지어 반(反)APEC운동에까지 나서고 있는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그런 시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항변하고 싶거든 당장 여론조사라도 한번 해 보라. 먹고 살기도 힘든 마당에 전교조 하는 일이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닐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전교조에 대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그들 자신도 잘 알터인즉 이젠 제발 좀 자제 해 줬으면 고맙겠다.

 

/김승일(전북일보 객원논설위원, 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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