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한 번이다.
이제는 과거를 되돌아 볼 나이. 회갑의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는데 그는 첫 개인전을 열기로 했다.
남천(南泉) 정연교씨(60)가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백악미술관에서 ‘남천 정연교 사군자전’을 연다.
“느리고, 귀찮고, 하기 싫어서.”
남정(南丁) 최정균 선생 문하에서 서예에 몰두한 지 20여년. 서울과 군산을 오가며 수 백명의 제자들을 길러낸 그는 첫 개인전이 늦은 이유를 짤막하게 설명했다.
“문인화란 모름지기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가 있어야 한다는 선현의 말씀이 공감이 가긴 하는데, 정작 실기에 임하고 보면 딴 판이에요. 아마도 인품과 식견, 재능과 소양이 부족한 상태에서 의욕만 앞세우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막 들어온 제자에게도, 15년 20년 된 제자에게도 그는 늘 정신을 강조한다. 변치않는 신념과 의욕,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로 열게 된 첫 개인전에서 문인화의 기본인 ‘사군자’를 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기본이란 말은 내가 낮춰서 말한 것이지, 일생을 바친 예술에 기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 100점을 그린다면 붓의 질감, 손의 질감, 구상이 각기 다 달라야 하거든요.”
‘묵유오채’(墨有五彩)란 말처럼 까만 먹 속에서 다섯가지 색을 찾아내는 것이 재미있다는 그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먹 다루기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먹의 깊이가 전해지는 43점의 작품 중 매화와 국화에는 색을 조금 넣어 혹시 모를 단조로움을 없앴다.
한 점, 한 획, 정갈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붓을 쓰는 남천. 섣부르게 나서지 않는 그는 고향에서의 전시를 기다리는 사람들 앞에서도 조용한 웃음 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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