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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다! 2005 전북문화] ⑧ 학술·문화재

향토문화 정체성 찾기 노력

풍남문 전주부성 축성내용을 담은 「축성계초」내면기록. ([email protected])

올 한해도 많은 학술세미나와 심포지엄 등이 이어졌다. 특히 지역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 가장 큰 수확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전북의 위상을 높여줄 수 있는 발굴조사가 이어졌으며, 18세기 전주부성 축성과정을 알 수 있는 「축성계초」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문화재에 대한 인식 부족과 관리 소홀로 빚어진 태조 어진 훼손 문제는 전국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 지역의 정체성 찾기

 

최근 전주역사실을 개관한 전주역사박물관은 지역사 박물관으로서 올해 전주학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시켰다. ‘전주지역사 연구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제1회 전주학 학술대회’에서는 한국학의 한 부분으로 지역사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전주 시각에서의 전주학 연구 필요성이 대두됐다.

 

전북역사문화학회의 창립 역시 지역 역사와 문화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다. 전주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뿌리를 확인한 ‘전주의 성씨에 대한 재인식’에서는 전주라는 도시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특히 전북역사문화학회는 학계 전문가 중심이 아닌, 향토사학자와 일반시민들이 기반이 되고 있어 행보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밖에도 각 지방 문화원들은 세미나와 자료집 발간 등으로 지역 향토문화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이어갔다.

 

△ 태조 이성계 어진 훼손

 

보물 제931호인 태조 이성계 어진이 훼손됐다 무단 수리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특히 관리주체인 전주시가 이를 알고도 5년 넘게 은폐해 오면서 태조 어진을 서울로 이전해야 하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 현재까지도 ‘어진 복원이 먼저’라는 문화재청 측과 ‘문화재는 현장에서 지역 역사와 함께 해야 한다’는 지역 여론이 맞서고 있다.

 

이제 어진각 신축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가 됐으며, 전주시는 내년 경기전 내 어진전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착수할 계획이다.

 

△ 발굴조사와 발견

 

올 한해 전북 지역에서는 50여건에 이르는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저마다 가치를 지니고 있는 유물과 유적 중 전주 효자지구 청동기 유적은 당시 생활상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정읍 고부성 발굴은 고부지역을 백제시대 중방성으로 보는 학설을 뒷받침해 주는 성과로 주목받았다.

 

완주군 화심리 일대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긴 분청자 가마가 발굴됐으며, 완주군 상운리 유적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분구묘가 확인됐다. 전라감영지 발굴조사에서는 발굴영역 확장이 제기됐으며,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는 정전 건물터로 추정되는 초대형 건물터가 발견돼 백제 무왕의 익산천도설과 별궁설 등을 뒷받침했다.

 

18세기 전주부성 축성과정을 알 수 있는 「축성계초」의 발견은 조선후기 전주부성의 모습을 연구하는 중요 단서로 전주 풍남문 복원 타당성 논란 등 도시사 연구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호남고고학회는 최근 2년 동안 호남지역에서 이뤄진 문화유적 발굴조사 성과를 총정리해 보는 유적발표회를 열었다. 많은 문화재 발굴에도 불구하고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못한 현실에서 이번 유적발표회는 호남 지역 연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학문적 질을 높이는 계기로서 의미있는 자리였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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