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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예술작 무관심속 이 땅 떠나

온다라미술관 김인철씨, 전용관 도내 설립 좌절

온다라미술관(1987∼1992년).

 

문을 닫은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뜨겁게 울리는 온다라미술관은 당시 참여미술 진영을 보듬어 안아주는 민족민중미술관이었다.

 

온다라미술관에 소장됐던 민족민중예술작품이 행정과 문화예술계의 무관심으로 이 땅을 떠났다. 온다라미술관을 운영하며 민족민중예술작품을 수집해 온 김인철씨(51)가 소장품 572점을 지난해 말 사단법인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 기증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5년 전 온다라문화정책연구소를 세우며 본격적으로 민중미술 연구전시공간을 마련한 김씨 역시 전주에 민중미술 전용 미술관을 세우고자 했던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욱 크다. 전주시에 무상 기증 의사를 밝히고 시립미술관 건립에 공을 들였지만 무산됐고, 이후 전북도와 정읍시에도 미술관 건립을 제안했지만 좌절됐다. 결국 작품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한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측의 적극적인 유치 활동이 김씨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온다라미술관의 맥을 잇는 민족민중미술관 건립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에 지역 문화예술계의 상실감은 크다. 도내 문화예술인은 “당시 온다라미술관은 지역민에게 큰 자부심을 안겨줬던 곳”이라며 “시대상을 미술작품으로 승화시킨 예술작품이 다른 지역으로 반출돼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미술인은 “개인 소장품인 만큼 기증한 작품을 되돌려 받을 수는 없겠지만, 역사자료로서 의미있는 작품들이 어느 지역에서든 소중하게 보관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기증한 작품들은 홍성담 임옥상 신학철씨 등 당시 대표적 민중미술 작가들의 작품으로 남북분단과 통일, 광주항쟁, 군사정권 등 80∼90년대 한국사회를 뼈아프게 보여주고 있다. 한편,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측은 1월 말 기증받은 작품 중 대표작 중심으로 전시를 열 예정이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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