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속에는 나 아닌
다른 하나의 영혼이 있네
전혀 동요하지 않는 또 하나의 내 그림자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그의 음성을
나만이 늘 듣고 있네
이렇게 살아 있는 건
내 혼자만의 삶이 아니요
나와 영혼 속의 다른 하나의
알 수 없는 목소리
나의 시간은 조금이요
남은 시간은 내 안에 있는
다른 하나의 내게 맡겨야 하느니
나는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니요
미처 살지 못하고 간 영혼들
지금 내 곁에 함께 있네
-시집 <흔들리는 침묵> 에서- 흔들리는>
우리 인간은 육신은 하나이지만 정신은 하나가 아니다. 하여 성경에서는 거듭나야 한다는 경구가 자주 나온다. 이를 본능의 자기와 이성의 자기, 실존철학에서는 ‘즉자적 자아’와 ‘대자적 자아’로 분류키도 하나 이성 그 자체를 영혼이라 하지는 않는다.
이 시에서의 ‘다른 하나의 영혼’은 가장 근원적이며 본질적으로 나를 나이게 하는 또다른 자아이며 ‘그의 음성’ 또한 영혼 깊숙이에서 길어 올리는 심연의 소리로, 시인은 바로 이 엄위한 비의(秘義)를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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