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왕이다(감독 오기현·출연 명계남 성지루 성현아)
최근 영화계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유해진, 이문식, 성지루, 오달수, 오광록 등은 모두 연극배우출신들이다. 연극배우들의 충무로 입성이 더이상 낯설지도 않다. 여기에 한술더떠 연극무대를 영화로 옮겨놓은듯한 작품들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손님은 왕이다’도 마치 한편의 심리극을 보는듯하다.
변두리서 3대째 이발관을 운영하고 있는 소심한 이발사(성지루)에게 어느날 협박자(명계남)가 나타난다. “너의 더럽고 추악한 비밀을 알고 있다”며 이발사에게 돈을 뜯어낸다. 게다가 이 협박자는 이발사의 아리따운 아내(성현아)에게 수작을 걸자, 이발사는 해결사를 찾는다. 그러나 해결사는 또다른 협박자로 돌변하고 4명의 남여는 갈수록 꼬여만 간다.
변두리 이발관이라는 작은 공간을 무대로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속고 속인다는 설정이 한편의 연극을 보는 것같다. 일본작가 니시무라 교타로의 단편소설 ‘친절한 협박자’를 원작으로 삼은 ‘손님은 왕이다’는 평범한 인간이 약점때문에 무기력하게 끌려다녀야하는 상황을 비교적 흥미롭게 지켜본다.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 갑자기 허탈해진다. 기대했던 급반전은 오지 않는다. 다만 한때는 잘나갔다 이제는 단역배우신세로 전락한 명계남의 헌사로 곤두박질친다. ‘협박느와르’가 어느새 신파조의 ‘인생극장’으로 돌변한 느낌이다. 명계남을 앞세운 용두사미영화가 관객의 공감대를 얼마만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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