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대표적인 소리마당으로 꼽히는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 우진문화공간이 1991년 시작한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은 당대의 기라성같은 소리꾼들의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수 있는 귀한 자리였다. 지금은 문화공간이 늘어나고 국악프로그램이 상설화되면서 소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지만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은 여전히 소리의 제 맛과 멋을 전하는 대표적인 소리마당으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이 어느새 열여섯번째 무대를 올린다. 우진문화재단과 KBS전주방송총국이 우진문화공간 설립 15주년 기념 특집으로 ‘지극히 높고 깊은 소리, 지고지성(至高至聲)’을 준비했다. 현재 활동중인 명창중 다섯바탕을 맛깔나게 소리하는 다섯명을 초청, 10일부터 14일까지 5일동안 전주덕진공원 연못에 수변무대를 차리고 봄밤에 소리에 취해보는 호사스런 여흥의 자리를 마련한다.
올해 초청된 소리꾼은 안숙선 박송희 김영자 송순섭 조소녀명창. 그 이름만으로도 소리의 맛이 살아나는 최고 명창들이다.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아 제자들에 소리맥을 전수하는, 명창들의 대표 소리를 들려준다.
첫 무대는 안숙선명창(10일)이 선다. 국악계의 프리마돈나로 대중적인 인기까지 얻고 있는 그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으로 소리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스승에게 물림받은 ‘김소희제 춘향가’를 들려준다. 김소희제 춘향가는 춘향의 비극적인 상황이 두드러지는 극적 요소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남원출신이며,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다. 고수 조용수.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인 박송희명창(11일)은 자신의 대표소리 ‘박록주제 흥보가’를 들려준다. 전남화순출신인 명창은 박록주명창에게 소리를 배웠다. 명창의 흥보가는 ‘시원시원 꿋꿋한 통성의 소리’로 평가받는다. 남성적이고 강한 동편제의 특성을 지녀 여성이 배우기 어렵다는 박록주제 소리를 유일하게 지켜가고 있는 여류명창이다. 고수 박근영.
부부명창이자,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으로 전북지역 국악계를 풍성히 일구는데 힘을 보태고 있는 김영자명창(12일)도 판소리 다섯바탕중 ‘수궁가’를 부른다. 명창은 여성 특유의 가냘픈 소리뿐 아니라 남성들의 전유물인 호방소리까지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데다, 수리성을 타고난 재능있는 소리꾼으로 알려졌다. 오랜 창극단 활동으로 익힌 자연스러운 너름새와 발림도 장점이다. ‘동편제 수궁가’ 준인간문화재로 지정됐다. 고수 조용안.
이번 무대에 서는 유일한 남자명창인 송순섭명창(13일)은 ‘박봉술제 적벽가’를 들려준다. 박봉술의 소리는 ‘분명한 소릿길과 남성적인 건축'으로 평가되는데, 이 정신을 올곧게 이은 이가 송명창이다. 명창은 이른 나이에 목이 꺾이는 불행을 겪었지만 초인적 독공으로 소릿길을 개척했으며, 중요무형문화재에 지정되는 업적을 이뤘다. 적벽가 예능보유자다. 고수 박근영.
전북도문화재 춘향가 예능보유자인 조소녀명창(14일)은 이번 무대에서는 ‘동초제 심청가’를 들려준다. 29세에 소릿길에 입문한 명창은 박초월 오정숙명창에게서 소리를 배웠다. 조명창은 탄탄한 음악성을 바탕으로 감정표현이 빼어나고, 극적인 너름새와 아니리를 구사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심청가의 계면조는 조명창의 장기로 불릴정도로 탁월한 기량을 뽐낸다. 고수 조용안.
무료로 마련되는 소리마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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