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제자사이의 아름다운 얘기를 찾기란 동방예의지국에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바다의 별 가족’은 조금 독특한 면이 있다.
전주해성고 퇴직교원들로 이뤄진 ‘바다의 별 가족(해성교우회)’은 출신학교와 관계없이 5년이상 해성고교에서 근무한 사람들로 이뤄진 모임이다.
회원들이 퇴직교원이다보니 모임 자체가 친목도모로 흐를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사회봉사와 제자사랑에 쏟고 있는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11일 40여명의 회원들이 모인가운데 정기모임을 가진 바다의 별 가족은 자리를 함께 한 이기운 총동창회장 등 동문들의 따뜻한 위문을 받고 학교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정기모임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열려 동창회 차원에서도 은사님들과 뜻깊은 자리가 된 것.
해성고 동창회에서는 이 모임을 ‘특별 관리’하고 있다.
동창회 조직이 아니면서도 사립학교의 끈끈한 특성에 부합되는 성격과 ‘총동창회와 재학생’을 연결하는 보기 드문 귀한 모임이기 때문이다.
바다의 별 가족 모임은 시작부터 그런 분위기 속에 태동됐다.
모임회장인 정태표 전주한일고 교장은 “해성학교 재직시 퇴직교원 위로 모임을 자주 주선했는데 동창회에서 어떻게 알고 지원하기 시작, 자연스럽게 모임이 형성됐다”면서 “가톨릭계인 해성학교 출신 제자들이 은사를 자주 모셔왔는데 이런 끈끈한 정이 퇴직교원들에게도 전이돼 한 가족이라는 공감대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동문들의 열렬한 은사모시기가 퇴직교원들을 다시 학교 안으로 불러들인 것이라는 귀띔이다.
바다의 별 가족 모임은 우선 50여명의 회원을 결성, 두달에 한번씩 만나면서 친목을 도모했다. 같이 영화보기, 미술전시회 관람하기, 국악공연 보기 등을 통해 호흡하면서 점차 봉사개념이 도입됐다.
99년 결성된 바다의 별 가족은 해성학교 사랑을 위한 특강과 테마별 연구과제 등을 발표하면서 총동창회와 재학생, 학교를 위한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모임을 결속시키고 지속 유지하기 위해 3대 원칙이라는 특별한 규칙을 정한 바다의 별 가족은 우선 호칭을 선생님으로 통일해 격의를 없앴고, 과거 직급을 사용하지 않고 형님, 아우로 통일했다. 교원들만의 특수성 중 불편한 점을 해소한 것이다.
또 학교생활을 추억하면서 불만 등 나쁜 얘기는 절대 사절하고 자식이나 가족자랑을 하지 않기로 했다. 위화감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이를 어길 시에는 경고조치와 함께 모임에서 퇴출당한다.
정태표회장은 “그런 원칙이 말없는 공감대를 형성해 친밀감을 더하고 있다”면서 “모임이 제대로 결속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자랑했다.
회원들은 또 가톨릭학교 재직자들 답게 가톨릭관련 사회봉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한상갑회원은 “그동안 관심이 많았던 문화유산 해설사로 도내 치명자산과 전동성당, 숲정이성당, 천호성지 등을 찾는 타지 순례단 안내를 맡고 있다”면서 “월 4회 정도의 해설활동도 버겁기는 하지만 지역문화를 알릴 수 있는 선양활동과 문화지킴이로서의 보람도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처럼 퇴직교원들이 소속감을 가지고 적극 활동에 나서자 총동창회에서도 은사님들의 활동에 부담이 없도록 자발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기운 해성고 총동창회장은 “은사님들이 특강과 테마별 연구과제 발표 등을 통해 학교사랑의 마음을 담아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올해가 해성고 1회 졸업생 40주년이 되는 해인만큼 은사님들을 초청, 뜻깊은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회장은 또 “총동창회와 재학생을 연결하는 특별한 모임체로 해성고만의 아름다운 전통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은사님들의 적극적인 모교사랑과 제자들의 애틋한 스승모시기가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같은학교 출신은 아니지만 재직시의 정을 속깊게 간직하며 후학들을 격려하는 모습은 졸업 20주년, 30주년되는 동문들의 한결같은 후원이 뒷받침돼 감동적인 사제의 정으로 표출되고 있다.
바다의 별 모임 정태표회장은 “늙고 쓸모없는 노인들을 위로하고 껴안아 주는 동문들의 애정에 회원들도 무엇인가 보답해야 겠다는 한결같은 마음”이라며 “지나친 부담을 덜기 위해 밀려드는 동문들의 후원금을 일정부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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