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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

자 출항이다 짜릿한 바다모험

1편의 뜻하지 않은 ‘흥행 대박’의 자신감 속에 더욱 강력하고 흡입력있는 모험담이 만들어졌다.

 

동화와 대중소설의 친숙한 소재였던 해적을 2003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창조해낸 잭 스패로 선장이라는 재기발랄한 캐릭터가 ‘캐리비안의 해적-블랙펄의 저주’라는 이름으로 소개됐을 때 관객은 그가 이끌어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결과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6억5000만 달러라는 흥행 수익을 거둬들였다.

 

괴상하고 이기적이며, 심지어 걸음걸이조차도 전혀 해적 같지 않은 캐릭터를 만들어낸 조니 뎁은 이 영화로 다시 한번 천재적 배우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연예계의 손꼽히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전편과 달리 3억 달러라는 과감한 투자를 했고, 고어 버빈스키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테드 엘리엇·테리 로시오 등 주요 스태프가 1편과 똑같다. 출연 배우 역시 그대로다. 다만 전편의 성공에 힘입어 개런티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반지의 제왕’시리즈의 레골라스로 유명해진 올랜도 블룸과 ‘오만과 편견’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키라 나이틀리도 1편 제작 당시에는 톱스타까지는 아니였기에.

 

1편이 잭 스패로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데 성공했다면 2편은 윌 터너에게 힘을 실어줬다. 자연스레 윌 터너 역의 올랜도 블룸의 비중이 커졌다.

 

3편과 동시에 제작된 이 영화를 보기 전 미리 밝혀둘 것은 2편으로 완결되지 않고 3편으로 이어진다는 점.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2시간20여 분의 상영 시간이 끝난 후 3편에 대한 기대감에 입맛을 다시게 된다.

 

무엇보다 어마어마하고 정밀한 컴퓨터그래픽이 펼쳐놓는 장면이 압권이다.

 

불완전한 인간을 형상화했던 잭 스패로는 2편에서 더욱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죽음에 대한 공포감에 사로잡혀 주변 사람들을 배신하는 행동은 오히려 관객과 교감을 이룬다.

 

블랙펄의 저주는 사라졌지만 잭에게는 더 끔찍한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잭은 바다의 지배자이자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 호의 데비 존스 선장(빌 나이 분)에게 생명의 빚을 지고 있다. 블랙펄 호의 선장이 되는 조건으로 100년간 데비 존스의 노예가 돼야 하지만 이를 회피해 도망다녔다. 문어를 닮은 데비 존스는 자신의 강력한 부하인 괴물문어 크라켄을 시켜 잭을 쫓는다. 이 상황을 전달하는 이는 윌의 아버지 브스트랩.

 

한편 해상무역을 통해 귀족보다 막강한 힘을 휘두르게 된 동인도회사 사장 커틀렛 베켓은 바다에서 절대지존의 힘을 갖기 위해 결혼을 앞둔 윌과 엘리자베스(키라 나이틀리)를 감옥에 가두고 사형시키는 대신 잭의 나침반을 가져오라고 한다. 잭의 나침반은 데비 존스의 심장을 담은 상자의 위치를 가리킨다.

 

윌은 잭을 찾아가고, 잭은 자기 대신 윌을 데비 존스의 인질로 붙잡히게 한다. 플라잉 더치맨 호에서 만난 브스트랩과 윌은 서로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과정에서 그동안 묵은 감정을 털어낸다.

 

잭은 크라켄에게 내린 데비 존스의 명령을 철회시키기 위해 데비 존스의 심장을 찾아 떠난다. 이 여정에 또 한 명이 동참한다. 전편에서 약혼녀 엘리자베스도 잃고 총독의 지위도 잃은 제임스 노링턴(잭 데븐포트).

 

수십 명이 서로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각종 판타지가 눈앞에서 구현되고, 호쾌한 영상으로 압도한다. 여기에 엘리자베스와 잭이 밀고 당기는 감정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처럼 전개되며 색다른 재미를 준다.

 

거대한 괴물 크라켄과 데비 존스의 흉측한 부하들, 귀엽지만은 않은 식인종 등을 접할 때는 일단 긴장하고 봐야 한다. 도대체 어디까지 징그러움을 표현할 수 있는지 도전하는 듯하다.

 

잭 스패로는 평범한 영웅을 대변한다. 영웅이기는 하지만 세상을 구원하는 정의로운 힘을 내세우지 않는다. 자기 살기에 급급하고, 비겁하기까지 하다. 다만 어쩌다 보니 영웅이 돼 있을 뿐.

 

그러나 그 모습은 진한 안쓰러움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하다. 누구나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기에 잭이 솔직하게 드러내놓는 감정과 행동은 그 공감의 폭을 크게 만든다.

 

올랜도 블룸의 성장은 흡족하다. 조니 뎁의 카리스마에 못 미치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마치 잭을 좋아하면서도 잭을 넘어서고자하는 윌처럼 올랜도 블룸 역시 조니 뎁을 역할 모델로 삼으면서도 이를 뛰어넘고자 하는 의지가 충분히 보인다.

 

2편에도 여전히 ‘사랑’이라는 숨겨진 주제는 유효하다. 윌과 엘리자베스의 애정, 잭의 은밀한 마음뿐 아니라 심지어 데비 존스가 자신의 심장을 따로 상자에 보관하게 된 이유도 사랑 때문이었다.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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