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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믿을 국민은 아무도 없다 - 이대성

이대성(신아출판사 상무)

‘직도 사격장에 관한 진실을 말씀드립니다.’

 

연일 아침 도내 도하 일간지 1면에 실리고 있는 광고가 참으로 우리를 참담하게 한다. 도대체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 단식투쟁에 맨몸으로 공군전투기의 포탄을 막아서는 우리 도민들의 모습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직도사격장은 매향리를 대체하는 사격장이 아닌 만큼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향후 폭발하지 않는 연습탄 위주의 훈련장인데다 어로통제가 축소되고 공휴일의 어로작업이 보장되는 만큼 피해는 최소화되고 이점은 늘어난다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비행경로를 바꾸고 공군기의 고도를 높여 가장 가까운 말도에서조차 항공기 소음을 거의 들을 수 없다고 한다.

 

참 고마운 일이다. 피해는 줄어들고 이점은 늘어난다니 국방장관과 공군참모총장의 말대로라면 직도사격장을 반대할 명분이 없다. 더욱이 국가 안보가 걸린 문제다. 군산시민의 이해와 협조 정도가 아니라 도민성금을 모아 유치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사안이다.

 

그렇다면 묻자. 매향리 사격장은 왜 폐쇄했는가? 자동채점 장비 설치공사만 하면 해결될 일을 무슨 국가에 예산이 남아돈다고 통째로 폐쇄조치를 내린단 말인가?

 

소음피해가 줄어들 것이라는 말도 그렇다. 도대체 비행고도를 5㎞로 높여 훈련을 한다는 말을 믿으라는 말인가. 백번 양보해 5㎞ 비행고도를 유지한다 치자. 그러면 정말 항공기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이 된다는 말인가?

 

직도 사격장 문제는 국가안보상 중요한 사안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직도 아닌 곳에 공군사격장을 설치하면 국가안보가 위협받는다는 것인지, 아니라면 당장 시급한 안보상황이 발생해 도저히 대체사격장을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인지, 도대체 무슨 얘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직도사격장문제를 자동채점장비 설치문제로 돌려보고 싶겠지만 언감생심, 이를 믿을 국민은 아무도 없다.

 

직도 사격장 문제는 다른 곳, 다시 말해 무려 2689개에 이르는 무인도를 놓고 경제적 ? 환경적 ? 군사적 측면을 재검토해 달라는 것이다. 무조건 안보문제라고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 새만금 앞 바다, 고군산 열도를 중심으로 새롭게 해양 생태공원을 조성하려는 전북도민의 염원을 살펴달라는 얘기다. 그게 무에 그리 잘못된 일이고 국가안보, 나아가 한미동맹에 금이 갈만한 문제란 말인가?

 

해양관광, 해양산업은 우리 민족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제주도, 남해안 한려수도, 그리고 고군산열도, 태안반도, 울릉도, 동해안 일원은 우리가 소중이 보존해야 할 천혜의 해상 자원이다. 국가안보도 바로 그런 소중한 국가자원을 보존하고 지키자는 것이 아니겠는가?

 

직도 사격장문제는 안보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한미동맹에 영향을 미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우리의 소중한 해양자원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군이 먼저 발 벗고 나설 문제일 뿐이다.

 

/이대성(신아출판사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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