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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48] 흙집 어떻게 지을까

황토반죽 쌓아 벽만들고...편백껍질 벗겨 지붕이어...비용 평당 150만원 미만

흙벽에 낸 창으로 밖을 내다보는 김승철씨 가족. 더운 날씨에 계속된 공사로 지칠 법도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행복이 묻어난다. ([email protected])

김승철씨가 짓는 흙집은 옛 흙집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 자연친화적인 생태주택이다. 환경과 인간이 공생하는 자연친화적인 집으로는 옛 흙집이 제격이지만 아무래도 생활의 편리함이나 여러가지 변화된 환경속에서는 아무래도 상당부분 보완되어야 할 단점이 적지 않다.

 

그가 짓는 흙집은 옛 흙집의 단점을 다른 건축물로부터 찾아낸 장점으로 보완했다.여기에 새로 개발한 공법까지 더해 내구성과 견고성, 건축과 거주의 편의성, 경제성과 건축의 아름다움까지를 고루 갖추었다. 모두가 혼자짓는 흙집을 개발한 목천 조영길씨의 20여년 노력의 결실이다.

 

혼자 짓는 흙집은 대부분 원형이다. 건축 구조물의 특성상 견고함을 위해서다. 근래들어 공법의 한계를 보완해 직사각형태의 집들도 지어지기 시작했지만 자연과의 조화로움으로도 원형은 선호의 대상이다.

 

그의 집에 사용하는 흙은 신태인에서 가져온 황토다. 그러나 여기에 마사토와 짚, 닥나무를 섞었다. 짚과 닥을 석은 것은 흙이 마르면서 터지고 균열이 생기기 때문에 끊임없이 메워줘야 하는 수고로움을 다소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는 향이 좋고 단단한 편백을 쓴다. 편백은 나무껍질을 벗겨 쓰는데 껍질은 껍질대로 지붕을 이는데 쓰여진다. 이래 저래 경제적인 셈이다. 그의 계산대로라면 재료비를 비롯해 건축에 들어간 비용은 줄잡아도 평당 150만원을 넘지 않는다.

 

흙집의 또하나 특징은 전문적인 설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 그도 직접 설계를 했다.

 

"모든 과정이 복잡하거나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정성과 노력만 있으면 지을 수 있죠. ” 그는 그 대신 창의성이 발휘되어야 아름다운 흙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흙집은 터다지기도 쉽고 흙벽을 쌓아가는 과정도 어렵지 않다. 그는 맨땅에 기초를 놓고 반죽한 흙을 40cm 두께로 쌓아 흑벽을 만들었다. 그 중간중간에 일정한 크기로 자른 통나무를 잘라 넣었다. '목천공법'이란 이름이 붙은 이 공법은 밋밋한 흙벽의 단조로움을 보완하는 미적 기능과 함께 집안공기를 정화하는 역할까지 하는 금상첨화의 공법이다.

 

흙집의 가장 큰 어려움은 비. 올 여름엔 유난히 장마가 길어 날마다 덮개를 덮고 벗겨야 하는 노동을 더해야 했다.

 

김씨의 집은 45평 규모. 6개 방을 가진 원형이다. 2층에는 전망좋은 방을 만들어 지인들이 차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게 할 생각이다.

 

봄부터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들어와 산지 5개월째. 처음엔 서먹서먹했던 마을 어르신들도 지금은 정겨운 이웃이 되었다.

 

산막마을 이장은 품앗이를 위해 들어온 그의 동기들에게 마을 회관을 숙소로 내주었다. 마을 어귀에 있는 그의 집과 산 중턱에 자리잡은 마을은 걸어서 20분 거리. 김씨는 밤이 되면 서로에게 빛을 주는 존재라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가족들이 왔다. 아내 송연희씨(38)와 지웅(서곡중 1) 지호(서곡초 5)는 이제 콘테이너 박스로 지어진 임시 거처에서도 1박 2일 즐겁게 주말을 날 줄 안다. 김씨에게는 자연이 준 고마운 선물이다.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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