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무대는 항상 만족스럽지 못하죠. 오늘은 객석 추임새가 좋아서 관객들이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추임새가 없으면 제대로 된 소리판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이 날 만큼은 이 소리꾼이 최고였다.
18일 오후 2시 소리전당 명인홀에서 열린 '바디별 명창명가-흥보가'. 매진을 기록한 이날 공연은 억세고 강한 발성으로 고음을 많이 쓰고 힘있게 소리하던 강도근 명창의 바디를 들어보는 날이었다.
한 대목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을 놔주지 않았던 주인공은 '흥보가 놀보에게 매 맞는 대목'을 부른 임현빈씨(32·남원시립국악단원). 그의 성음을 따라 청중들은 소리꾼과 호흡을 맞춰나갔다.
이모이기도 한 이난초 명창 제자로 무대에 선 그는 "강도근 바디 '흥보가'는 이 무대를 위해 한달 전부터 배운 것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며 "평소에도 쇼맨십이 좋아 관객들이 재밌게 들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해석한 강도근 바디는 남성적이고 장단의 부침과 짜임새가 좋은 곡. 임씨는 "벽에 부딪친다는 생각으로 소리를 질렀다”고 덧붙였다.
서울예대 국악과를 졸업했지만, 사실 그의 꿈은 개그맨이었다. 지금은 소리 하나로 소리판 사람들을 웃고 울리니, 더 큰 꿈을 이룬 셈이다.
소리축제는 그에게 익숙한 무대. 2001년 '우리 소리의 맥박', 2004년 '판소리와 재즈', 2005년 '달래 먹고 달달, 찔레 먹고 찔찔'에 출연했다. 소리와 아니리, 너름새가 잘 어우러진 30대의 젊은 소리꾼. 그의 소리가 소리축제에서 더욱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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