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가 내년이면 개교 60주년을 맞는다.그간 전북대는 종합캠퍼스를 구축하면서 외형적으로 많은 발전을 했다.하지만 지방대학이란 한계에 부딪혀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도 멀었다.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양극화 현상이 대학에도 그대로 적용돼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가중되고 있다.연구비 확보나 시설확충 그리고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장학금 수혜 폭이 저조하다.글로벌 경쟁체제하에서 대학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우수한 연구인력이 확충돼야 하는데도 이를 뒷받침할만한 재정이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다.
지방대학이 재정난을 겪기는 매 한가지지만 전북대가 겪는 재정난은 심각하다.연구비 지원도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부족하다.이 때문에 학교가 대응투자를 못해 우수한 연구 인력이 타 대학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게다가 연구비 횡령 사건과 학위매매사건이 터지면서 학교분위기가 예전에 비해 많이 침체됐다.그간 관행으로만 여겨져온 연구비에 대한 사법 당국의 철퇴가 가해지면서 교수들 사이에 연구의욕이 꺾인 분위기다.누가 애써 연구비를 확보해서 연구를 하겠느냐는 불만 섞인 탄식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연구비에 대한 용처를 관행이란 이름으로 적당히 얼버무릴 수 있는 상황은 지났다.그간 연구비는 교수 자신의 로비력에 의해 확보된 면이 있다 보니까 자연히 지출이 투명할 수가 없었다.그러나 연구비가 개인 호주머니 돈에서 나오는 돈이 아닌 만큼 투명하게 지출해야 하는 건 불문가지다.타 대학에 비해 연구비 건으로 사법처리를 받은 교수가 많지만 너무 억울해 할 필요는 없다.심기일전할 필요가 있다.접시를 열심히 닥다보면 그릇을 깨기가 쉽지만 연구비를 마치 떡 고물로 생각하거나 생활보조비 쯤으로 인식해선 곤란하다.
전임 총장이 연구비 횡령혐의로 중도하차한데다 교직원들이 뽑은 총장당선자마저도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학교의 명예가 개교 이래 최악으로 실추됐다.권위와 명예의 상징인 총장자리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다음달 25일에 총장 선거를 다시 치른다고는 하지만 총장 공석으로 인해 구심점이 없어 학교가 갈피를 못잡고 있다.로스쿨 유치에 어려움이 있고 그나마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는 꿈도 못꾸고 있다.타 대학들은 우수 학생유치와 내년도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 판에 전북대는 뒷걸음질만 치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전북대가 내우외환을 겪으면서 학교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전국 대학 평가에서도 인근 전남대에 뒤쳐져 있는건 말할 것도 없고 거점국립대학이란 이름 값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지방대학의 형편이 비슷하지만 전북대에는 경쟁력을 갖춘 특성화된 학과가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내로라하는 교수도 타 대학에 비해 적고 우수학생 유치도 맘대로 안돼 악순환만 거듭하고 있다.지금이 전북대의 최대 시련기인 만큼 위기를 기회로 삼는 노력이 절실하다.
대학의 경쟁력은 곧바로 지역의 경쟁력과 맞물려 있다.애정어린 눈으로 감싸줬던 도민들의 시선도 예전에 비해 곱지 않다.아무튼 능력있는 총장을 선출해 무력감에 빠져 있는 전북대를 살려 내야 한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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