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과 뗄 수 없는 곳이 떡방앗간이다. 재래시장의 떡집들은 대개가 오래되고 전통을 자랑한다. 전주만 하더라도 동부시장 떡집들이 유명하고, 전주중앙시장에는 떡집골목이 따로 있다. 그러나 재래시장의 쇠락과 함께 시장통 떡집들도 사양길을 걷는 추세다. 아파트 단지마다 떡방앗간이 들어서고, 프랜차이즈 형태의 떡집들이 속속 등장하면서다.
전주 남부시장에서 20여년 떡집을 운영하고, 현재의 전주 중앙시장에서 8년째 ‘민속떡집’을 꾸려가는 이종학씨(58)는 시장통 떡집의 산역사다.
“몇 년전 만해도 줄을 섰지요. 내가 먼저니 네가 먼저니 줄싸움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 데, 지금은 옛풍경입니다.”
중학교 2학년때부터 아버지의 싸전 일을 돕기 시작해 30년 넘게 떡을 만져온 이씨지만, 떡집의 대형화와 속속 개발되는 신기술 앞에서는 당할 도리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자신이 만든 떡맛을 알아주고 익산에서, 무주에서 찾아주는 단골손님이 있어 위안이 된단다. “손이 거의 가지 않을 정도로 자동화·기계화 되지 않았습니까. 맛의 비결은 결국 좋은 원료를 누가 사용하고, 간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달린 셈입니다.”
그가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떡은 30여 종류. 송편에서부터 가래떡 반달떡 인절미 찰떡 백설기 무지개떡 약식 시루떡 등에 재료에 따라 붙는 이름도 갖가지다. 요즘에는 웰빙 식품으로 흑미 찰떡이 인기가 있으며, 생일 등 행사때 쓰는 2단짜리 케익 떡도 잘 나간단다.
추석에 맞춰 3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구해놓았다는 이씨는 자신의 경험상 연휴 날씨가 재래시장 추석대목을 좌우한다고 했다. 지난해 처럼 추석전에 날씨가 궂으면 재래시장을 찾는 발길이 뚝 끊어지고, 떡집 역시 그 영향권에 놓인다. 그는 올 추석전 날씨가 좋다고 해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떡은 이틀까지만 판다. 유통기한 이틀의 떡을 만드는 셈이다. 남은 떡은 곧바로 복지시설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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