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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내게로 왔다] 산양과 설악산 지키는 산사나이의 전쟁

박그림(설악녹색연합대표) - 자연과 더불어 잘사는 법

지난 28일 오후 7시 전주시 인후동 전주평생학습센터에서 열린 '자연이 내게로 돌아왔다' 2006 초록시민강좌에서 박그림 설악녹색연합대표가 강의를 하고 있다(위), '자연이 내게로 돌아왔다' 2006 초록시민강좌에 참가한 시민들. ([email protected])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북일보가 공동기획으로 2006초록시민강좌 ‘자연이 내게로 왔다’를 연다.

 

시대를 앞서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고민과 외침을 함께 나누자는 의미로 마련된 이 강좌의 첫 회가 열린 지난 28일 오후 7시 전주시 인후동 전주평생학습센터에는 회사원, 공무원, 교사, 학생 등 130여명의 시민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강연에 빠져들었다.120개 좌석은 이미 가득찼지만 바닥에 앉아서 혹은 벽에 기대서서 장장 2시간의 강연과 질의응답 속에 시간가는 줄 몰라했다.

 

오는 12월 14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으로 예정된 11번의 강연과 한번의 졸업여행을 앞 둔 여정이 시작됐다.

 

 

산양과 설악산을 지키는 산사나이의 전쟁 - 박그림(설악녹색연합대표)

 

주체하지 못할 아름다움으로 사람을 끓여들여 스스로 아픈 산, 그래서 슬픈 산.

 

외설악 탐방로의 하루 수용인원은 1만5000명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행락철 하루 5만여명이 몰리는 등 설악산은 수용인원의 3배가 넘는 방문객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992년부터 설악산 지킴이를 자청하고 나선 박그림 대표는 올무에 걸려 죽어가는 동물과 개인의 욕심으로 꺽여버린 꽃과 베어진 나무들을 자주 목격한다.

 

사람들의 발길로 움품 패인 설악의 등껍질에 엎드려 땅을 어루만지며 ‘어머니 많이 아프시죠.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네요’라고 흐느낀다는 박 대표.

 

‘산행=정상정복’이라는 그릇된 공식에 휩싸여 전투적으로 산에 올라 정상을 밟고는 쫓기 듯 하산하는 등산기술자, ‘에델바이스의 우리 이름은 솜다리’라는 지식이 중요할 뿐 식물의 아름다움은 보지 못하는 생태맹에 걸린 아이들을 보며 박 대표는 산과 동식물에 대한 애정과 등산의 철학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절규한다.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족제비, 너구리, 청솔모, 산양 등 동물들의 흔적으로 그들의 생태를 쫒는다.

 

젖은 땅과 눈위에 찍힌 발자욱으로 어떤 동물이 살고 있는 지, 배설물을 보고 이들의 건강상태와 먹이 등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인위적 개발과 많은 등산객들의 발길 속에서 동식물들은 자신의 삶터와 삶을 빼앗기고 있고 설악산의 산양도 50년 내 멸종할 것이라 경고한다.

 

박 대표는 “우리는 보호를 얘기하지만 이는 자만에 불과”하다며 “자연에 간섭하지 않고 그들의 삶터를 보장하는 것이 자연과 그 일부인 인간이 더불어 잘 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결혼을 하고 아들, 딸 낳고 작은 회사를 운영하며 잘 살다가 설악산으로 들어간 지극히 평범한 사람.

 

설악산을 드나들고 산양을 쫓아다니는 일이 전부인 그가 우리와 다른 점은 설악의 신음소리와 천연기념물로 개채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산양의 애끓는 소리를 들을 줄 안다는 것. 덧붙여 그 아픔을 덜어주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현재 산양을 위한 모임인 ‘산양의 동무 작은 뿔’과 ‘설악녹색연합’을 이끌고 있으며 저서로 「산양 똥을 먹는 사람」이 있다.

 

임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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