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주 지사가 얼마전 두바이와 카타르 네덜란드를 다녀왔다. 이름하여 ‘민선 4기 글로벌 벤치마킹연수단’이다. 여기에는 도내 시장 군수와 도의원 대학총장 기자 등 20여명이 동행했다.
목적은 중동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두바이 등을 둘러보고 새만금 내부개발과 식품산업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두바이가 어떤 곳인가. 두바이는 모래로 인공섬을 만들고 그 위에 호텔과 레저시설 등을 짓는 역발상으로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이다. 또 네덜란드는 어떤가. 이곳은 새만금과 새만금신항만의 모델인 쥬다치 방조제와 로테르담 ECT 신항만이 있는 곳이다.
연수단 파견은 좋은 생각이다. 짧은 기간동안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몰라도 발상의 전환을 위해 유익한 기회일 수 있다. 김 지사는 몇달 전부터 “전북의 희망인 새만금의 발전을 위해서는 두바이의 인공섬과 같은 창의적인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던 터다.
새만금사업은 1991년 11월 착공이래 15년 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세계 최장의 33㎞ 방조제는 출렁이는 파도를 헤치고 올 4월 끝물막이 공사로 이어졌다. 내년이면 방조제가 완공된다. 이제 과제는 내부개발과 특별법 제정이다. 그러나 이것이 쉽지 않아서 문제다. 지금까지는 타겟이 오직 방조제 하나였다. 정부에 대한 압박수위만 높이면 되었다. 어찌보면 도민들의 ‘낙후에 대한 한(恨)서린 정서’에 불을 지르면 힘은 저절로 모아졌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1억2천만평이라는 백지상태의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야 한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세심한 디자인을 필요로 한다. 또 그동안 국민적 갈등의 모델이었던 이 땅을 화합과 지속가능한 발전모델로 변화시켜야 한다. 또 다른 시작인 셈이다.
사실 김 지사는 그동안 새만금과 별로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다. 오히려 새만금이 어려운 시절, 멀리 비켜 서 있었다. 새만금을 이만큼이라도 끌어 온것은 강현욱 전 지사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정치적 목적이 없지 않았겠지만 그는 고비마다 삭발 등 모든 것을 던졌다. 반면 김 지사는 전주시장 시절 전주권 그린벨트 해제문제로 새만금 수질오염 논란을 불러왔다.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환경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또 지난해 5월 한 방송토론회에서 주장한 새만금 관련 발언이 폄하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제 새만금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과 당진·평택경제자유구역, 태안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전남의 S 또는 J 프로젝트, 부산-전남-경남의 남해안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수도권과 충청권 서남해안권으로 부터 협공당하고 있는 형세다. 또 대외적으로 중국 상하이의 푸동지구는 일찌감치 세계 금융 물류의 중심지로 자리잡았고 허베이성 조비전공업구에도 새만금만한 간척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난관을 돌파해야 할 중책이 김 지사에게 주어져 있다. 물론 새만금은 국책사업이다. 따라서 큰 그림은 정부가 그릴 것이다. 하지만 도민의 이익이 얼마나 반영되느냐는 그의 역량에 달려 있다. 앞으로 그의 재임 4년은 새만금의 향후 30년 내지 50년의 향방을 좌우하게 된다. 그가 두바이와 쥬디치를 보고 왔듯 세계의 후발주자들이 새만금을 배우기 위해 몰려 올 날을 상상해 본다.
/조상진(전북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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