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이란 유치한 것이 아니다.
그까짓 풀꽃관이 너를 정말로 공주로 만들어 주더냐? 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아마 대답할 말이 없을 것이다. 나아가서, 그까짓 꽃관이 너를 밥 먹여 주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정말로 대답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만 나는, 그 말을 한 사람들이 나보다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막론하고 그를 가엽게 여기고 동정할 것이다.
꽃관을 벗어 내던지는 것으로 자기의 자랑스러운 성년을 과시하려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나이를 먹고 많이 살아버린 뒷날까지도 오래오래 꽃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진실로 아름다운 사람일는지도 모른다.’(‘꽃관’중 일부)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 4월 월례문학세미나에서는 최명희의 대학시절 수필을 살펴본다. 68년 영생대학(현 전주대) 야간학부 가정학과에 입학해 2년을 수료한 최명희는 70년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에 편입학해 창작활동을 본격화한다. 67년 9월 아버지의 사망이후 그의 작품에는 그리움에 대한 근원적 탐구가 시작되며 아버지의 부재에 따른 절대궁핍의 환경도 드러난다.
세미나에서는 68년부터 71년사이에 쓴 ‘계절과 먼지들’ ‘냇물’ ‘먼지와 햇빛과’ ‘꽃관’과 전북대신문에 연재한 일기식 수필 ‘내 나이, 나의 키’ 4편을 살펴본다. 전주교육대 김용재교수가 강사로 참여해 최명희의 대학시절 글쓰기를 주제로 강의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063)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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