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에는 새로운 영화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적은 예산으로 자신들만의 영화미학을 이뤄내는 다양한 영화들이 초대되기 때문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낯선 세상과의 소통의 창구며, 꿈을 공유하는 꿈의 공장이기도 하다.
올해로 여덟번째, 스크린의 향연을 차려내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제가 됐다. 대표적인 프로젝트 ‘디지털삼인삼색’이 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는 가 하면, 영화제 개·폐막작도 세계가 주목한다. 그만큼 영화제의 정체성이 다듬어지고,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부의 잇따른 ‘우수영화제’평가도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올해도 전주국제영화제는 마니아들의 기대에 부응한다. 37개국의 장·단편영화 185편의 성찬을 차려냈다. 아시아와의 연대에서 세계 비주류 영화와의 동행을 지향하는 성격은 보다 확실해졌고,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도 더욱 깊어졌다. 시대 흐름에 따른 프로그램 재정비가 이뤄졌으며, 예술·독립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해 창작지원사업도 확대했다. 영화인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수상제도도 늘렸다. 자유로운 독립영화세상, 미래의 가능성을 지닌 신인감독들의 발굴, 시대를 초월해 존경받는 영화거장에의 오마주, 다양한 영화영어를 만들어내는 단편영화들에 주목했다.
올해 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인디비전’과 ‘디지털스펙트럼’의 통합. ‘디지털’제작이 활성화되면서 두 섹션간 차별화가 없어진 탓이다. 통합된 ‘인디비전’에는 세계의 신인감독들이 빚어내는 다양한 영화미학이 경쟁적으로 채워졌다.
‘디지털삼인삼색’이 유럽으로 확장된 것도 전주국제영화제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하는 변화다. 유럽에서도 독특하고 창조적인 영화언어로 주목받고 있는 유진 그린, 하룬 파로키, 페드로 코스타 감독이 참여했다. 신인감독 발굴을 위한 ‘디지털삼인삼색 숏!숏! 숏! ’은 올해 첫 선을 보인다. 주목받는 신인 김종관 손원평 함경록감독이 색다른 영화언어를 보여준다.
한국영화에도 큰 애정을 보였다. 스크린쿼터 축소로 맥이 빠진 한국영화계에 응원의 메세지를 전한다. 한국영화관련 프로그램을 ‘한국영화’섹션으로 묶었다. 한국영화산업 안에서 만들어졌지만 묻혀있거나 의미있는 작품, 독립적인 제작방식으로 만들어진 비주류 영화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한다. 전주에서 제작·지원된 영화들도 ‘한국영화’섹션을 통해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이밖에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세계 곳곳의 주옥같은 영화들이 소개된다. 1960년 이미 대중영화 전성기를 누렸던 터키영화가 특별전에 소개되며,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거장 피터 왓킨스와 독일 미디어 아티스트 하룬 파로키, 아르메니아의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감독의 회고전과 특별전도 열린다.
불면의 밤, 소니마주 등 전주국제영화제만의 특색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영화제의 개막작은 전주에서 제작된 한승룡감독의 저예산독립영화 ‘오프로드’, 폐막작은 홍콩 두기봉감독의 갱스터느와르 ‘익사일’이다. 두 작품 모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진지하다.
이제 9일동안의 ‘동화(動畵)로 물드는 세상’이 열린다. 다양하게 펼쳐지는 영화 스펙트럼을 즐기는 몫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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