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무늬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내소사 대웅보전은 정면 3칸 여덟짝의 문살이 연꽃과 국화꽃으로 화사한 꽃밭을 이루고 있다. 대웅보전 안 오른편에는 새가 단청을 하다가 남긴 부문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다. 또 왼쪽을 보면 선우상좌가 목침 하나를 숨긴 탓으로 목침 하나가 빠진채 지금도 비어있다. 근래 절 뒤편 관음봉 중턱의 작은 새(관음조)가 날아가 앉았던 자리에 관음암을 지어 설화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갑룡처사는 초저녁에는 기도를 하고, 자정이 되어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때 공중부양법을 이용해 탑을 쌓았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이 그가 어떻게 탑을 쌓는지 보려고 탑사 구석에 숨어 있었는데, 자정이 다가오면 모두들 자기도 모르게 잠에 빠져 버렸다. 그가 신통력을 부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깜박 자다가 눈을 떠보면 어느새 그 높은 돌탑이 완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탑들은 석회나 황토, 시멘트 한 줌 넣지 않았지만 오랜 세월 비바람에도 넘어지지 않으니 신비하기만 하다.’
원불교 중앙총부의 서문성교무가 사찰에 전해지는 불교설화를 정리했다. 지난해 5월 강원도 경기도 경상도지역 44개 사찰이야기를 정리한 「한국 불교설화를 찾아서-사찰이야기 1」을 펴낸데 이어 이번에는 전라도와 충청도 그리고 광역시도에 위치한 37개 사찰의 설화를 채록했다. 「한국 불교설화를 찾아서-사찰이야기 2」(미래문화사).
“우리는 설화를 소홀히 대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사찰설화의 경우 더욱 폄훼하거나 건성으로 지나쳐버립니다. 그러면서도 외국 것은 대단한 것으로 생각하지요. 설화가 우리 가까이에 있어 호기심이나 신비감이 떨어져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탓입니다. 설화는 민족의 숨결과 애환이 담겨있는 만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서문 교무는 사찰 설화를 찾기 위해 남해 땅끝에서 설악까지, 부산에서 강화도까지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설화는 역사적 사실과 그 시대 민중들의 염원이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만들어진 이야깁니다. 때문에 같은 설화라도 시대와 장소 민중에 따라 변형되기도 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전해집니다. 따라서 설화가 관련된 사찰의 연혁과 일치하지 않다거나 내용이 다소 다르다고 해서 그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됩니다. 설화가 탄생한 당시의 민중들이 지녔던 생각과 문화를 이해하고 그 속에 담겨있는 의의를 살려 교훈으로 삼으면 되는 것이지요.”
그는 사찰 문화는 불교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이땅에 살고 있는 모두의 문화며, 민중을 떠나서는 탄생될 수 없는 것이기에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찰이야기 2권에는 전라도의 금산사 내소사 선운사 탑사 흥복사 도갑사 운주사 등 17곳과 충청도의 관촉사 마곡사 성주사 수덕사 법주사 용화사, 그리고 광주의 증심사, 대구 동화사, 부산 범어사, 서울의 봉원사 진관사 청룡사, 울산 망해사 신흥사, 인천 보문사 전등사의 설화가 소개됐다.
서문성교무는 변산성지 성주성지 등을 거쳐 현재 원불교중앙총부에 근무하며 성지순례 문화답사와 각종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전문박물관 둘러보기」「금강산여행」「원불교성지」「사문법어」「만남의 땅」「한국 귀신이야기」「작은 이야기 큰 감동」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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